프로농구 정규리그 마지막 7경기에서 안양 KGC인삼공사의 성적은 2승5패였다. 눈에 띄는 하락세였다.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더 높은 곳으로 가는 길은 험난해 보였다. 하지만 KGC에게는 믿는 구석이 하나 있었다. 불법 스포츠 도박 징계로 올 시즌을 통째로 날린 슈터 전성현(25)의 복귀였다. KGC의 이 카드는 신의 한수로 작용했다.
전성현은 6강 플레이오프에서 경기당 평균 23분43초를 뛰며 3점슛 3.0개를 포함해 11득점을 올렸다. 시리즈 기간 중 팀이 올린 41개의 3점슛 중 12개가 전성현에게 나왔다.
지난 4일 단 4경기만으로 주위 시선을 바꾼 전성현의 이야기를 들었다. 전성현도 자신에 대한 항간의 우려를 알고 있었다. 그는 “그건 당연한 반응”이라고 했다. 이어 “경기 감각에 대한 우려는 당연하다. 실제로 징계 후 한동안은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고 말했다.
전성현은 징계 발표가 있은 후 3주 동안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다. 자주 가던 낚시터로 향했고 잘못을 뒤돌아 봤다. 복잡한 마음을 추스르고 잘하는 것에 집중하자고 마음을 다잡았다.
돌아온 그를 맞이한 건 하드 트레이닝이었다. 전성현은 “김승기 감독님이 헤드 트레이너를 붙여주셨다. 체력 훈련을 중심으로 수비 스텝과 슛 연습을 했다. 오후 8시부턴 코치님과 함께 1대 1 야간 훈련도 들어갔다”고 했다. 모두 플레이오프를 대비한 것이다.
김 감독은 슈터들을 많이 밀어주는 편이다. 패턴도 슈터를 위한 게 많다. 찬스에서도 슛을 쏘지 않으면 곧바로 호통이 뒤따른다. 전성현은 “감독님과 눈만 마주치면 무조건 슛을 쏘라고 한다. 그만큼 믿음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전성현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김 감독에게 2가지 지시를 받았다. ‘많이 뛰어 다녀라’와 ‘찬스가 나면 무조건 쏴라’였다. 전성현은 김 감독의 지시를 100% 수행했다. 그는 “첫 경기 때 긴장이 많이 됐다. 첫 슛을 던졌는데 림도 안 맞았다. 그 때 ‘아, 내가 긴장하고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난 복잡하게 생각하면 안 되더라. 일단 수비부터 하자. 그리고 많이 움직이면서 슛을 쏘자고 생각했다. 다행히 2번 째 슛이 들어가면서 긴장이 풀렸다”고 말했다.
남들보다 시즌을 늦게 시작한 전성현은 좀 더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다. 그는 “수비하는 상대를 지치게 하는 게 목표”라며 “지금처럼 찬스가 나면 쏘고, 슈터로써 팀에 기여를 하고 싶다. 좀 더 시즌을 이어가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PO 경기당 3점슛 3개' KGC 전성현 "수비하는 상대 지치게 하겠다"
입력 2016-03-07 16:00 수정 2016-03-07 1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