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길 두려운 여성들, 10월부터 '안심이 앱'이 지켜준다… 7월부턴 데이트폭력 상담 전용콜 신설

입력 2016-03-07 11:19 수정 2016-03-07 13:44
오는 10월부터 늦은 밤 혼자 귀가하는 여성들은 자신의 위치를 자치구 통합관제센터에 알리고, 위험상황 발생시 긴급 구조를 요청할 수 있게 된다. 또 최근 급증하고 있는 데이트폭력에 대해 상담할 수 있는 전용콜과 몰래카메라 안심점검단이 7월부터 운영된다.
서울시는 세계여성의 날(3·8)을 맞아 이같은 내용의 ‘여성안심특별시 2.0’을 7일 발표했다.
먼저 시는 스마트기술과 CCTV, 자치구 통합관제센터를 연계한 24시간 스마트 원스톱 안심망인 ‘안심이(가칭) 앱’을 올해 9월 목표로 개발하기로 했다.
여성들이 심야 귀갓길, 스토킹 등 안전에 위협을 느낄 때 미리 다운로드 받은 ‘안심이 앱’을 터치해 실행하면 1차로 해당 자치구 통합관제센터 상황판에 위치가 표시된다. 또 실제 위험상황 발생시에는 이용자가 휴대전화 음량버튼을 누르거나 화면을 터치하면 휴대전화에 현장 동영상이 촬영돼 인근 CCTV가 찍은 영상, 앱 사용자의 사진, 연락처 등의 정보가 함께 센터로 송출된다.
관제센터는 상황판에 뜨는 사람들의 위치 정보를 예의주시하다가 실제 범죄 피해 위험이 확인되면 ‘비상상황’으로 전환, 센터에 상주하고 있는 경찰과 함께 출동 요청 등의 조치를 취하게 된다. 경찰출동까지 시간을 벌기 위해 CCTV의 스피커 기능을 이용해 가해자에게 경고방송도 할 수 있다.
자치구 통합관제센터는 방범, 쓰레기무단투기 적발, 불법주정차 단속 등을 위해 각 자치구 골목, 공원 등에 설치된 CCTV를 한눈에 모니터링한다. 센터는 24시간 가동되며 4~9명의 모니터링 요원 및 경찰관이 상시 근무한다. 아울러 서울시내에는 2만6281대의 CCTV가 설치돼 있다. 시는 이 가운데 100만 화소 미만인 9500대 전량을 2020년까지 200만 화소 이상 고화질로 교체할 예정이다.
시는 올해 5개 자치구에서 시범 운영해 성과를 분석한 후 전 자치구로 확대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데이트폭력 예방·지원대책도 추진한다. 데이트 폭력으로 인한 사망사건이 최근 6년간 3일에 한번꼴로 발생하지만 피해 발생 후 사법처리 위주로만 대응이 이뤄져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시는 오는 7월 ‘데이트폭력 상담 전용콜’을 신설한다. 데이트폭력 상담 노하우를 갖고 있는 전문인력 3명을 채용해 데이트폭력 진단부터 대응방법까지 상담하고 피해자에 대해서는 법률·의료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인격살인으로 이어지는 ‘몰카’에 대한 대책도 추진된다. 시는 사회적 여성 일자리사업으로 ‘몰래카메라 안심점검단’을 구성, 올해 7월 첫 선을 보인다.
점검단은 여성 스스로 전문장비를 통해 지하철역 화장실이나 탈의실, 수영장 등의 몰카를 찾아내는 역할을 한다. 자치구별로 2명씩 총 50명의 요원을 선발할 예정이다. 시는 모든 공공기관부터 ‘몰카 프리존’으로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범죄예방디자인(CPTED)를 활용한 방범시스템 설치 등 여성안심 정책의 다양한 콘텐츠를 현장에 모범적으로 적용한 ‘여성안심 테마거리’도 연내에 시범 조성한다.
시는 그동안 추진해온 ‘폭력으로부터 여성 안전’을 넘어 ‘재난·재해’까지로 여성안심 정책 영역을 확대한다. 이를 위해 60여종의 재난·재해 매뉴얼을 여성들의 입장을 반영해 정비한다. 가령 재난·재해 매뉴얼의 경우 비상용 생필품 준비 목록에 여성 및 임산부·영유아를 위한 물품이 있는지, 대피소 생활에서 칸막이설치, 여성용품 비치 등의 여성 배려가 고려됐는지를 점검하는 식이다.
또 여성 스스로 재난 극복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2018년까지 ‘지역 여성안전핵심리더’를 자치구별로 10명 내외씩 200명을 양성해 지역내 재난 대응의 중심축 역할을 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광나루, 보라매 시민안전체험관에서 8시간 기본교육과정 및 핵심리더 교육과정을 편성, 운영할 계획이다.
기존 여성안심대책은 확대하고 이용 편의를 높이는 방향으로 업그레이드한다. ‘여성안심택배함’은 올해 120곳에서 150곳으로 늘리고, ‘여성안심지킴이 집’은 673곳에서 약 1000곳으로 확대한다. 여성안심스카우트는 상반기 중 ‘안심귀가스카우트’ 앱을 개발해 별도 전화신청 없이 원터치만으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진다. 지하철보안관은 올해 50명이 늘어난 총 275명이 서울여성의 안전한 출퇴근길을 돕는다.
엄규숙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여성안심특별시 2.0을 통해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는 스마트 기술로 여성 안심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몰카, 데이트폭력과 같은 체감형 안전정책을 새롭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