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의 ‘허접’ 포스터가 부른 재능기부 사태

입력 2016-03-07 00:04 수정 2016-03-07 14:29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이 네티즌들에게 선거 포스터를 기부(?) 받았다. 표 비대위원이 직접 만든 ‘허접한’ 포스터를 보다 못해 지지자들이 나선 것이다.

표 비대위원은 지난 4일 자신의 SNS를 통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고 알리며 선거 홍보 포스터를 공개했다. 사진 위에 흰색 글씨로 이름과 지역구 등을 적어 넣은 단순한 디자인이었다. 눈길을 끌어야하는 선거 포스터로는 어딘가 부족해 보였다.








반응이 뜨뜻미지근하자 표 비대위원은 다른 버전의 포스터를 공개했다. 역시나 ‘그림판’으로 제작한 듯한 완성도다.




보다 못한 한 네티즌이 진심어린 조언을 했다. “디자이너분께는 죄송하지만 진짜 별로다. 페친(페이스북 친구)들 도움을 받는 것도 좋겠다.” 이에 표 비대위원은 눈물을 흘리는 이모티콘을 덧붙이며 고백했다. “제가 직접 만든 거라 그래요. ㅠㅠ”



표 비대위원은 빠르게 자신의 한계를 인정했다. 그는 “역시 전 미적 감각이나 디자인 능력이 전혀 없다”며 “전문가께 부탁드리고 결과물이 나오면 공개하겠다. 좋은 의견 주신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그런데 전문가는 가까이 있었다. 답답했던 ‘실력자’들이 직접 제작한 포스터를 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6일 표 비대위원의 페이스북에는 ‘유권자가 만들어준 선거 포스터’ 사진첩이 생성됐다. 표 비대위원은 “제가 직접 만들어 본 형편없는 포스터 시안을 본 유권자 여러분들께서 ‘도저히 못봐주겠다’며 자발적으로 참여해 더불어 만들어 주신 포스터의 일부”라고 소개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6일 표 비대위원을 비롯해 16명의 추가 공천신청자들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했다. 표 비대위원은 ‘경기용인정’으로 출마 희망지를 밝혔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