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종인(76) 대표가 야구 모자에 운동복을 입었습니다. 삼성 라이온즈처럼 파란색 유니폼입니다. 만날 정장만 고수하는 분답게, 역시 안에는 흰색 셔츠와 넥타이를 받쳐 입었습니다.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앞 계단에서 진행한 더민주의 더더더 로고송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입니다.
김종인 대표는 정청래 의원과 함께 마이크 앞에 섰습니다. 박수만 치는 김 대표와 달리 정 의원은 율동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이석현 국회 부의장도 더민주 소속인데, 흰색 유니폼을 입고 촬영장에 함께 했습니다. 표창원 예비후보도 로고송 한 소절을 담당했습니다.
김종인 대표는 이날 뮤직비디오를 찍은 뒤,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를 향해 “너무나 흥분된 상태가 아닌가 싶다”라고 총평했습니다. 좀 쿨해지라는 주문입니다. 김 대표는 “자제력을 상실한 상태에서 말했기 때문에 (안 대표 말에) 논평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라고 기자들에게 말했습니다. 대신 야권연대 제안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했습니다.
이날 오전 안철수 대표는 김 대표의 야권통합론 제안에 “한 손에 칼을 들고 악수를 청하는 것은 명백한 협박과 회유”라며 분명한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안 대표는 또 “김 대표는 새누리당 세 확장에 헌신했다”라며 “박근혜 후보와 함께 ‘문재인에게 정권 맡기면 안 된다’고 한 분”이라고 3년전 기억을 떠올리게 하기도 했습니다.
김 대표는 이 발언에 대해서도 “그때는 내가 새누리당 편에 있었으니 열심히 했던 것”이라며 “그것이 시비거리가 될 수는 없다”고 답했습니다. 광야에서 “죽어도 좋다”는 안철수 대표의 결기에 맞서 한 박자 쉬고 가겠다는 김 대표의 여유있는 대응이었습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