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독자 행보 재천명 배경...교섭단체 구성 여부 계속 논란

입력 2016-03-06 16:33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가 “저를 포함해 모두 이 광야에서 죽을 수도 있다. 그래도 좋다”며 야권 통합을 거부하고 ‘배수진’을 쳤다. 야권 재편을 둘러싼 힘겨루기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게 끌려다니지 않겠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은 것이다. 국민의당 창당 이유를 재천명하면서 지지도를 반등시키려는 의지로도 읽힌다.

안 대표는 6일 서울 마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의당과 저는 지금 힘들고 두려운 광야에 있다. 사방에는 적들 뿐”이라며 “그래도 돌아갈 수 없다. 전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야권통합 거부 결정을 낸 지난 4일 연석회의를 상기시키며 “(참석자들이) ‘힘든 선거가 될 줄 알면서도 나왔다’ ‘의원 한 번 더 하는 것보다 정치가 바뀌는 게 중요하다’ ‘죽는다면 이 당에서 죽겠다’고 말했다. 눈물나게 고마웠다. 죽기를 각오하면 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득권 양당체제를 깨는 게 목표”라며 수도권 연대 가능성도 일축했다. 이에 대해 최원식 대변인은 추가 브리핑에서 “공식적이고 확고한 입장은 수도권 연대도 없다는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인천 계양을이 지역구인 최 대변인은 “저도 접전지다. (야권연대를 위해) 탈당하면 정치적으로 사망한다”고 했다. 또 개별 후보 간 연대도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안 대표가 지난 3일 부산 방문 이후 연일 ‘강공’에 나선 것은 야권의 주도권을 더민주에게 내주지 않으려는 의도로 관측된다. 국민의당이 ‘김종인발(發) 야권통합’ 제안에 휘둘리는 모습을 끊어내고 지금의 국면을 ‘전화위복’ 계기로 삼으려는 포석이다.

하지만 이 배수진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한자리 숫자로 추락한 당 지지도가 반등하지 않을 경우 당내 리더십조차 유지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차후 ‘새누리당 압승 저지’를 명분으로 한 당내 반발이 제기될 개연성도 다분하다.

아무튼 안 대표의 거부로 ‘야권통합’ 국면이 일단락되면서 국민의당은 교섭단체(20석) 구성을 준비하고 있다. 선거 보조금 40억여원을 더 챙길 수 있는데다 언론에 노출될 기회도 그만큼 많아지기 때문이다. 현재 국민의당 현역 의원은 18명이다. 그간 나머지 2자리를 놓고 더민주에서 공천 배제된 전정희 의원과 송호창 의원이 최우선 영입대상으로 거론됐다. 전 의원은 합류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송 의원은 아직 합류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지만 국민의당 측에서 강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대변인은 “이번 주 정도엔 교섭단체 구성은 어렵지 않다”고 했다.

교섭단체 구성은 ‘호재’지만 그간 불거졌던 ‘묻지마 영입’ ‘선거 보조금을 위한 이삭줍기’ 논란이 재현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최근 지지도 폭락의 가장 큰 이유가 여기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한 당직자는 “욕은 먹을 만큼 먹었다”며 “지금은 교섭단체를 구성해 자금과 언론의 관심을 더 확보할 때”라고 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