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야당 경쟁이 ‘야권통합’ 대 ‘양당체제 타파’ 프레임 구도로 자리잡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야권통합 제안으로 선수(先手)를 치며 ‘굳히기’에 돌입하자,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는 양당체제의 기득권 청산을 내걸고 ‘뒤집기’에 나선 것이다. 동지에서 이제는 합체가 불가능한 적으로 완전히 갈라선 형국이다.
안 대표는 6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 대표가 내세운 야권통합을 이미 ‘실패한 프레임’으로 규정했다. 안 대표는 “저는 야권통합을 위해 세 번이나 결단했다. 국민 앞에 세 번이나 저를 믿고 지지하라고 연대보증을 섰다”며 “그러나 두 번의 보증은 실패했다”고 못박았다. 2012년 대선 후보 단일화, 2014년 민주당과의 합당으로 야권통합을 했지만 정권교체도, 제1야당 혁신도 모두 실패했다고 단언한 것이다.
안 대표는 자신이 야권통합을 위해 3번 양보한 것과 김 대표의 새누리당 ‘전력(前歷)’을 여러 차례 대비시키기도 했다. 그는 “제가 새누리당 세 확산을 막는 통합의 결단을 세 번이나 했는데, 김 대표는 새누리당의 세 확산을 위해 헌신했다. 제가 문재인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위해 손잡고 다닐 때 김 대표는 문재인 후보를 떨어뜨리려는 박근혜 후보와 함께 한 사람”이라고 했다. 또 “도대체 누가 새누리당 승리를 더 바라지 않겠느냐. 도대체 누가 (야권)통합을 말할 자격이 있나”고 도 했다.
반면 김 대표는 통합 제안을 재차 강조하며, 이번 총선이 ‘여당 대 제1야당’ 양강 구도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통합 제안은 일단 제안을 했기 때문에 그 상태는 그대로 간다”고 했다. 안 대표의 공세에 대해선 “극단적인 표현을 써 가지고 ‘죽어도 못 하겠다’고 하는 이런 표현 아니겠느냐”며 “죽어도 못하겠다는 사람하고 얘기를 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안 대표를 제외한 국민의당 내 ‘통합파’와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더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하는 쪽은 안 대표다. ‘연대는 없다’는 그의 결기에도 국민의당 내부에서조차 끊임없이 ‘수도권 연대론’이 흘러나오고 있어서다. 천정배 공동대표조차 ‘새누리당 독주를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비해 김 대표는 느긋한 모양새다. 더민주의 총선 ‘전권’을 휘두르며 당을 일사분란하게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전 ‘문재인표 공천 혁신안’을 사실상 무력화시켰음에도, 당내에선 반발 목소리를 듣기 힘들 정도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야권통합 대 양당체제 타파..김종인 굳히기냐 안철수 뒤집기냐
입력 2016-03-06 1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