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 레버쿠젠 상대 프로 첫 해트트릭

입력 2016-03-06 13:48
“즐기고 싶어요.” 구자철(27·아우크스부르크)이 경기에 임하는 자세다. 경기를 즐기다 보면 골은 저절로 나온다는 것이 구자철의 지론이다. 구자철이 모처럼 제대로 경기를 즐겼다. 개인 통산 첫 분데스리가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구자철은 6일(한국시간) 독일 WWK 아레나에서 끝난 레버쿠젠과의 2015-2016 분데스리가 25라운드 홈경기에서 3골(시즌 5·6·7호)을 몰아쳤다. 아우크스부르크는 구자철의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3대 3으로 비겼다. 6승8무11패(승점 26점)가 된 아우크스부르크는 14위를 유지했다.

구자철의 위치 선정 능력이 돋보인 경기였다. 구자철은 경기가 시작된 지 5분 만에 골 맛을 봤다. 아우크스부르크 미드필더 알렉산더 에스바인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왼발 슈팅을 날린 것이 크로스바를 때리고 나오자 왼쪽에 있던 구자철이 그대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문을 열었다. 이어 전반 44분 알프레드 핀보가손의 슈팅이 오른쪽 골대에 맞고 튕겨 나오자 문전으로 쇄도해 오른발 슈팅을 날려 두 번째 골을 넣었다. 구자철은 후반 12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필립 막스의 크로스를 알프레드 핀보가손이 가슴 트래핑으로 내주자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자신의 세 번째 골을 터뜨렸다.

구자철은 이번 경기를 통해 의미 있는 기록들을 세웠다. 우선 프로 데뷔 후 개인 통산 첫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또 아우크스부르크 선수로서 분데스리가 첫 해트트릭을 기록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또 자신의 개인 통산 분데스리가 한 시즌 최다 골을 7골로 늘렸다. 구자철의 종전 분데스리가 한 시즌 최다 골은 2011-2112 시즌과 지난 시즌에 기록한 5골이다.

구자철은 레버쿠젠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아우크스부르크로 임대를 떠난 2012년 2월 18일 레버쿠젠 원정경기에서 데뷔골을 넣은 구자철은 마인츠 소속이었던 2015년 4월 11일엔 레버쿠젠과의 홈경기에서 페널티킥으로만 2골을 넣었다. 그리고 이번에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레버쿠젠을 상대로 6골을 기록했다.

축구통계 사이트 ‘후스코어 닷컴’은 구자철에게 9.4점이라는 높은 평점을 매겼다. 양 팀 선수 가운데 평점 8.0점 이상 받은 선수는 구자철뿐이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