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내 세금” 도쿄 올림픽 경기장 막장 설계에 비난 확대

입력 2016-03-05 13:46
2020년 도쿄 올림픽 개최국인 일본이 국립 주경기장 건설을 두고 논란에 휩싸였다. 경기장 내에 성화대가 없어서 ‘막장 설계’라는 지적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일본 네티즌은 이해할 수 없다며 비난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2020년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 디자인. AP/뉴시스

4일 일본 온라인 신문 ‘J-cast 뉴스’는 새 국립 경기장의 성화대가 엉망진창 설계로 세금 낭비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경기장은 스탠드 부분을 나무 지붕으로 덮는 구조로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법상 화재의 위험을 고려해 성화대를 경기장 내에 두도록 설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성화대를 관중석에서 보이는 경기장 내에 설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왜 경기장 설계안을 결정할 때 성화대 설치 위치를 고려하지 않았냐”라는 등의 일본 언론의 질타가 이어졌다.


2020년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 디자인. AP/뉴시스

새 국립 경기장 건설은 일본 스포츠 진흥센터(JSC)가 담당하고 있다. JSC는 지난해 말 설계안을 고르면서 이미 성화대를 장외에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의 위험성은 고려됐지만 IOC의 기본 원칙은 배제된 것이다. JSC 측은 “경기장 건설 주체는 JSC가 맞지만 성화대는 대회 조직 위원회가 준비하는 것”이라며 책임 소재를 떠넘기고 있다.

엔도 도시아키 올림픽 담당 장관은 4일 경기장 내외 중에서 적합한 성화대 설치 장소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본 네티즌은 “지금까지 누구도 지적하지 않은 게 굉장히 이상하네”라는 등 늦장대응이라고 지적했다.

또 성화대를 경기장 내에 설치한다면 디자인 변경으로 건설비가 커질 것 같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리 세금이 낭비되겠네?” “일부러 돈을 퍼붓는 것 같다”라는 등 비난 여론도 확산 중이다.

지난해 도쿄 올림픽 조직위는 엠블럼 표절 논란 때문에 몸살을 앓았다. 성화대 설치 위치를 두고 또 다시 문제가 불거지면서 일본 국민들의 비난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