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콥터 맘’은 자녀 주위를 맴돌며 자녀의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발 벗고 나서며 자녀를 과잉보호하는 엄마들을 지칭하는 신조어입니다.
‘헬리콥터 맘’들은 대학생이 된 자녀들의 수강신청은 물론 향후 취업과 관련한 상담을 대신 받기까지 합니다.
국내 ‘헬리콥터 맘’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일이 캐나다에서 일어났습니다.
최근 영국 일간 미러에 따르면 캐나다 온타리오에 거주하는 한 어머니가 23살이 됐는데도 아직 자신을 돌봐주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아들에게 청구서를 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에 재학 중인 대학생 찰리포는 자신의 방에서 청구서를 발견하고 인터넷에 공유했습니다.
공개된 청구서엔 그가 어머니 집에서 생활하면서 제공받은 청소 서비스, 밥값 등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어머니의 지원을 감사히 여기지 않고 버르장머리 없게 군것에 대한 90만원”의 청구내역도 포함돼있어 웃음을 자아냅니다.
캐나다에서는 대부분 대학생이 되면 가족과 떨어져 독립해서 살곤 합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18~31세 젊은 층 가운데 무려 36%가 부모 집에서 함께 사는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습니다.
이 청구서를 본 일부 누리꾼들은 “어머니가 아들의 양육을 금전적인 거래로 생각하려 한다”며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찰리포의 어머니는 “실제로 아들에게 청구한 것이 아니다. 나의 답답한 심정을 아들이 깨닫게 하기 위해 고안해낸 방법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다행히 어머니의 “청구서” 작전은 큰 효과를 드러냈습니다. 아들 찰리포는 “내가 지금까지 얼마나 못된 자식이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어머니의 작전은 성공했다고 봐도 될 것 같다”며 “청구서 제안은 굉장히 효과적인 방법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국내 대학가에서는 ‘헬리콥터 맘’에 이어 '헬리콥터 대디'라는 말도 생겼습니다. 성인이 된 자녀의 대학교 생활에 적극 개입하는 학부모들을 위해 한 대학에서는 ‘학부모 전용 포털’을 열어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교자채신(敎子采薪) 이란 말이 있습니다. 자식에게 땔나무 캐오는 법을 가르치라는 고사성어로 무슨 일이든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근본적인 처방에 힘쓰라는 의미입니다. 캐나다 어머니가 아들에게 제시한 청구서 방법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을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지혜로운 부모의 역할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건 어떨까요?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밥값, 청소값 내놔” 백수 아들에게 “3600만원” 청구한 엄마
입력 2016-03-05 00:08 수정 2016-03-05 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