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스타’ 집에서 며칠 굶은 국제 1급 멸종위기동물 샴악어 발견

입력 2016-03-04 21:48
김씨가 샴악어를 키웠던 대전 대덕구 집 방안이 밀림처럼 꾸며져 있다. 대전 둔산경찰서 제공

국제 1급 멸종위기종 샴악어 사육 동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인기를 끌었던 20대 ‘페북스타’가 집에서 무단 사육되던 샴악어가 굶주린 채 발견됐다.

대전 둔산경찰서는 대전 대덕구 중리동 김모(28)씨의 집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몸길이 약 1m짜리 샴악어 한 마리를 발견해 압수했다고 4일 밝혔다.

샴악어는 방 내부에 벽돌을 쌓아 개조한 깊이 15㎝가량의 수조에 방치돼 며칠 동안 굶주린 상태였다. 수조 주변은 마치 밀림처럼 꾸며져 있었다.

김씨는 샴악어를 키우는 동영상을 올려 SNS에서 스타로 통했다.

김씨는 상표법 위반 등 다른 사건으로 부과된 벌금 340여만원을 내지 않아 최근 경찰에 긴급체포돼 대전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그는 교도소로 가기 전 경찰 조사에서 “샴악어를 2008년쯤 인터넷을 통해 사서 키웠는데 최근 죽어 다른 곳으로 옮겼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그러나 김씨의 진술에 신빈성이 없다고 보고 법원으로부터 거주지에 대한 영장을 발부받아 금강유역환경청 관계자들과 함께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경찰과 환경청은 김씨로부터 압수한 악어를 대전오월드의 샴악어 사육사에 임시보호 조치한 뒤 위탁할 기관을 찾고 있다. 김씨가 키우던 샴악어는 사이테스(CITES·국제적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교역에 관한 국제협약)에 국제멸종위기종 1급으로 등재돼 있다.거래하거나 소유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김씨는 기니피그 등 살아있는 동물을 악어에게 산채로 먹이는 장면 등을 촬영한 동영상을 SNS에 올렸다가 동물보호단체로부터 고발당하기도 했다. 자신의 게시물에 ‘악플’을 달았다는 이유로 지난달 팔로워 3명과 함께 광주에서 고등학생을 납치, 폭행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경찰은 김씨가 샴악어를 사들여서 키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대전=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