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랑드 대통령, "아내 가사노동 많이 못도와준 것 후회한다" 뒤늦은 사과 갑자기 왜

입력 2016-03-04 16:29
최악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이미지 회복을 위해 전 부인인 세르골 루아얄 환경부장관에게 사과하는 발언을 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체면이 사정 없이 구겨지고 있다. 실시간 중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업무 중계’를 시도했다가 그간 대통령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던 누리꾼들에게 비난 댓글 세례를 받았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3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면서 “인터넷을 조심하라. 아니면 앱의 기능을 통제하는 방법이라도 알아두라”면서 61세의 대통령이 치른 혹독한 대가를 전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최근 트위터가 운영하는 실시간 중계 앱인 ‘페리스코프’를 통해 20여분 동안 온라인 의류 판매 업체를 방문하는 상황을 중계했다. 그러나 이를 시청하던 수천명의 국민들이 올랑드 대통령의 갈수록 늘어가는 뱃살, 성생활, 형편 없는 패션감각 등에 대해 비난하고 조롱하는 댓글을 무더기로 남기면서 곤란에 빠졌다.

“올랑드의 늘어나는 허리둘레는 프랑스의 불균형적으로 거대한 세수가 그의 밥값이 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18만 유로(약 2억4000만원)에 달하는 연봉이 부족한가보다. 길이가 발목까지 오는 바지를 살 돈이 없어 보인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프랑스 주간지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는 “원치 않는 댓글을 차단하는 기능을 대통령이 알았다면 이 모든 상황은 피할 수 있는 것이었다”고 비꼬았다.

악성 댓글세례는 요즘 형편 없는 지지율을 보이는 올랑드 대통령의 상황을 잘 나타낸다. 홍보 전문가 필립 모로-쉐보레는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페리스코프 사건은 프랑스 대통령의 위엄을 더 떨어뜨렸고, 대통령 참모들의 순수하고 아마추어적인 모습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올랑드 대통령이 추락한 이미지를 만회하기 위해 전 부인이자 지금의 환경부 장관인 세골렌 루아얄에 대해 “가정 일과 커리어를 잘 조화시키고 있다”며 “예전에 집안일을 많이 못 도와준 것이 정말 후회스럽다. 그 때가 내 인생에서 정말 아름다운 순간이었다”는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주요 내각에 여성들을 임명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 온 올랑드 대통령은 최근 가족·아동·여성권익부를 신설하고 장관직에 여성을 임명했다가 성차별주의자라는 비난을 또 다시 받았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