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통합 밀어붙이는 김종인...8일부터 물갈이 현역 발표

입력 2016-03-04 15:35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사흘째 야권통합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를 압박했다. 더민주는 이르면 오는 8일 현역의원들에 대한 정밀심사를 마치고 공천탈락자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선대위 연석회의에서 “아직 며칠의 시간이 남아있다고 생각한다”며 “(저의 제안이) 총선에서 야권이 단합해 여소야대(與小野大)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2017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 위함이라는 점을 유념해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대표는 안 대표를 겨냥한 발언도 거침없이 쏟아냈다. 그는 “패권정치를 씻어내려고 계속 노력했고, 앞으로도 패권정치가 이 당에서 부활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 현실성 없는 진보정책은 이 당에 다시는 발붙일 수 없도록 노력하겠다. 그러면 야권이 단합하지 못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했다. 안 대표가 탈당 전 요구했던 낡은 진보·패권주의 청산을 다 실현할 테니 ‘돌아오라’는 것이다. 이어 “어떤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정치를 시작한 분들도 우리 당에 동참하면 자기 능력에 따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확실한 말씀도 드린다”고도 했다. 전날 안 대표의 대권 욕심이 통합을 방해한다는 취지로 말했던 김 대표가 이번엔 더민주에서도 대선 후보의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한 셈이다.

그러나 김 대표는 전날 안 대표의 ‘임시 사장’ 발언에 대해선 불쾌함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안 대표 얘기에 뭐라고 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 당이 무슨 사당(私堂)도 아니고, 당에 대한 (안 대표의) 인식 자체가 잘못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더민주는 야권의 시선이 통합논의에 쏠린 사이 ‘현역 물갈이’ 등 공천 절차에 속도를 냈다. 더민주 공천관리위원회는 오는 8일쯤 현역 의원들에 대한 정밀심사 결과, 즉 공천 탈락자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관위는 이때 전략공천 지역과 경선지역도 함께 발표할 예정이다. 공관위는 이날 단독으로 공천을 신청한 현역 의원들에 대한 면접 심사를 진행하고, 비례대표 국회의원 공모도 마무리했다. 11일로 예정된 공천 경선도 예정대로 시행한다는 것이 공관위의 입장이다.

당 일각에서는 김 대표의 야권통합 제안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정국에서의 국면전환과 함께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는 ‘현역 물갈이’에 쏠릴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대표는 필리버스터에 참여했던 의원 전원에게 친전과 함께 건강보조식품을 전달하기도 했다.



최승욱 고승혁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