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역 병원 약국 설치, 입찰자 없어 ‘삐그덕’

입력 2016-03-04 15:22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지하철 5~8호선 역사 내 병원과 약국 설치사업이 희망하는 사업자가 없어 삐거덕거리고 있다.

서울시의회 최판술 의원(더불어민주당·중구1)은 도시철도공사가 지난 1월부터 지하철 역사 내 병원과 약국 설치를 위해 사업자를 모집했지만 입찰자가 한 건에 그쳤다고 4일 밝혔다.

공사는 지난해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을 위해 주요 거점 역사마다 병원과 약국 설치를 추진해 왔다. 공사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시민들의 약 93%가 역사 내 병원과 약국 설치에 긍정적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 의원에 따르면 공사는 1단계로 이달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DMG역, 장지역에 병·의원을 시범 설치할 예정이다. 이어 2단계로 5호선 14곳, 6호선 6곳, 7호선 10곳, 8호선 3곳의 거점역에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그러나 지난 1월 19일 1단계 사업대상지 우선협상대상자를 모집했으나 낙찰자가 나오지 않았다. 지난달 16일 재입찰을 공고했으나 개찰일인 지난 2일까지 참여한 의사나 약사가 없어 또 유찰됐다.

앞서 서울시의사회는 공사의 계획에 대해 “의료자원이 서울에 집중돼 있는 현실에서 지하철역까지 병의원을 입점시킬 경우 의료기관 편중을 심화시키고 감염병 급속 전파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공사는 임대료 분할 납부와 계약기간을 기존 5년에서 최장 10년으로 연장하는 등 계약 조건을 변경해 계속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