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비공개 회동’ 발언 유출로 구설수 오른 뉴욕타임스

입력 2016-03-03 18:14 수정 2016-03-03 18:32
출처: NYT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자사 논설진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예비후보와의 회동 발언 유출 파문에 대해 해명을 내놨다.

NYT는 2일(현지시간) 마가렛 설리반 공공 편집자(Public Editor·독자의 질문에 직접 답해주는 선임기자)의 칼럼을 통해 최근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지난 1일 인터넷 매체 버즈피드는 1월 5일에 있었던 NYT 논설진과 트럼프와의 회동 자리 녹음에서 트럼프가 “이민 정책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게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는 불법 이민자를 추 방하겠다는 자신의 공약을 뒤집을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후 많은 매체들이 보도를 인용하며 발언을 보도하지 않은 NYT의 관행과 태도를 비판했다.

트럼프의 상대인 공화당 경선주자 마르코 루비오와 테드 크루즈는 이를 기회삼아 트럼프에 대해 버즈피드의 보도가 나온 1일 “겉과 속이 다르게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비난하고 나섰다. 전 공화당 대선주자 미트 롬니 역시 트위터에서 “NYT는 인터뷰 내용을 트럼프한테 허락받고 보도하나 보다”라며 비아냥거렸다.

설리반의 칼럼 역시 이 사건에 항의하는 독자의 편지에 답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이 독자는 NYT에 보낸 편지에서 “오프더레코드(Off the Record·비보도 전제)에 애초부터 왜 동의를 하는가”라며 “회동 대상이 보도 가치가 충분한 대선주자인데도 보도를 하지 않은 것 아닌가”라며 NTY를 비판했다.

칼럼은 이에 대해 “논설진과 후보와의 자리는 본래 취재 목적으로 진행되는 게 아니다”라고 당시 자리에 있던 논설진을 인용해 설명했다. 이어 “그 자리는 논설진이 해당 후보에 대해 관찰을 하거나 비판, 혹은 지지를 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자리”라며 “논설진은 기자나 뉴스룸의 직원들과는 (하는 일이) 엄연히 다르다”라고 강조했다.

설리반은 “다만 예외적으로 이번 자리에는 뉴스 부문 담당자가 당일 파견식으로 와 있었다며”면서 이 점이 모임의 성격이 달라지게 한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또 “의도는 좋았겠지만 제멋대로 오프더레코드 기록을 공공에 퍼뜨린 행동 역시 문제였다”고 썼다.

이어 칼럼은 누출된 내용에 대해서도 “이미 다른 매체에서 트럼프가 공공연히 말해 기사화된 적 있는 내용”이라며 기사가치가 높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