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은 3일 오전부터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 등장했다. 테러방지법 국회 본회의 통과 소식이 전해진 뒤 본격적인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다. 오후 들어서는 포털 사이트 검색어에까지 오르내리는 상황이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텔레그램 사용법과 사용후기가 잇따라 오른다. “이참에 카카오톡 버리고 텔레그램으로 갈아타자”는 여론이 번지고 있다.
텔레그램이 각광받는 이유는 보안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텔레그램은 모든 내용을 암호화해 처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해킹을 당한다고 해도 운영하는 회사 측에서조차 메신저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한다.
특히 해외 서버로 운영된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국내 서버가 아닌 경우 국내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이 어렵기 때문이다. 테러방지법에는 국가정보원이 통신 이용 관련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는 항목이 포함돼있다.
텔레그램 국내 이용자 수가 처음 급증한 건 2년여 전이었다. 2014년 검찰이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수사대상에 올린 것으로 알려진 뒤 거센 논란이 일었다. 당시 국내 텔레그램 이용률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사이버 망명 사태’란 별칭이 붙여졌다.
텔레그램 창업자 파벨 두로프는 지난달 23일 진행된 코리아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테러방지법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테러리스트는 자신들의 정보 및 메시지를 전달하고, 유통할 수 있는 많은 통로를 갖고 있다”며 “테러방지법을 통한 도감청 확대는 한국 정부가 원하는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고전적인 정부 규제는 빠른 기술발전을 따라갈 수 없다”며 “정부는 이용자와 관련기업들의 자율규제를 통해 시기에 맞는 조치를 취하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벨 두로프는 올해 말 한국에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국 맞춤형 서비스를 발굴하고 이를 토대로 아시아 시장을 확대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