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2시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에는 보잉747 특별기 한편이 착륙했다. 이날 오전 10시40분 중국 청두공항을 출발한 이 비행기에는 판다 2마리와 수의사와 사육사, 기장 등이 타고 있었다. 이 판다들은 입국 하루 전인 2일 오후 중국 쓰촨성 두장옌 판다기지에서 환송식을 갖고 청두공항으로 이동해 비행기에 올랐다. 인천공항에 도착해서도 간단한 입국 환영식을 가진 판다들은 오후 5시30분쯤 최종 목적지인 에버랜드에 도착해 총 2400㎞ 거리의 여정을 무사히 마쳤다.
판다는 전 세계에 2000여 마리 밖에 남지 않은 멸종위기 동물로 중국 밖으로의 반출이 엄격히 제한돼 전 세계적으로 미국과 일본 등 13개국만이 판다를 보유하고 있다. 판다 국내 입국은 1994년 이후 22년 만이다. 한국은 1994년 한중 수교 2주년을 기념해 판다 2마리를 들여왔다. 그러나 1998년 IMF 경제위기 당시 관리비가 많다는 이유로 중국으로 돌려보냈다. 이후 2014년 한중 정상회담에서 ‘판다 공동 연구’에 합의해 도입이 다시 추진됐다.
판다 이송은 엄격하고 세심한 관리 속에 이뤄졌다. 먼저 이송 차량 및 비행기 내에서의 흔들림과 외부 접촉에 따른 위험 요소를 차단하기 위해 가로 185㎝, 세로 120㎝, 높이 130㎝ 크기에 무게 300㎏의 케이지를 특수 제작해 판다들의 안정적 이송을 지원했다. 또 과거 에버랜드에서 판다 사육을 담당했던 강철원 사육사를 비롯한 한·중 전문 사육사와 수의사 등 3명이 판다 이송 전 과정을 동행하며, 판다들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심리적인 안정감을 제공했다. 특히 비행기 내에선 20∼30분 단위로 8회 가량 판다들의 건강을 살피기도 했다.
이외에도 기내 기압은 여객기와 동일한 수준으로, 온도는 판다가 좋아하는 18℃를 유지했다. 판다들이 비행기를 처음 타는 것을 고려해 충분한 수분과 27가지 품목으로 구성된 비상 응급 약품도 준비했다. 특히 육로 이송 차량의 수직 흔들림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컨테이너 수평을 공기압으로 자동 조절하는 무진동 차량을 활용했으며, 컨테이너 내부 분위기도 판다에게 최적의 항온항습 조건을 유지했다.
입국 환영식 현장에서는 판다 한 쌍의 이름도 공개됐다. 암컷은 ‘아이바오(愛?)’, 수컷은 ‘러바오(樂?)’로 이름 모두 보배, 보물을 뜻하는 보(?)자로 끝난다. 판다가 사랑 받고 많은 기쁨을 주는 보물과 같은 존재가 되길 기원하는 한·중 양국 국민들의 바람을 담고 있다.
판다는 농림축산검역본부의 검역 과정을 거친 후 한·중 양국의 전문 사육사, 수의사들의 보살핌 속에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 기간을 약 한 달 간 갖게 된다. 적응 프로그램은 판다월드 내 생활공간인 실내, 이동 통로, 실내 방사장, 실외 방사장 순서로 단계별로 진행된다.
이어 에버랜드는 개장 40주년을 맞는 4월 중 판다월드를 오픈 해 아이바오와 러바오의 모습을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에버랜드는 세계적 동물원 디자인업체 독일 댄 펄만(Dan Pearlman)사의 설계와 삼성전자의 첨단 IT를 접목해 세계 최고 수준의 판다 체험 시설 ‘판다월드’의 막바지 조성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