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제재안 표결이 끝난 뒤 발언권을 얻은 그는 이날 안보리 의장을 맡은 앙골라의 이스마엘 마틴스 대사와 미국과 중국 등 상임이사국의 노력에 사의를 표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의 중대한 위반임을 재차 강조했다.
오 대사는 “국제사회가 북한을 제지하는데 실패한다면 지역 간 군비경쟁이 시작돼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제재 조치의 확실한 이행을 통해 북한이 비핵화외엔 선택할게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설이 정점을 향해 치닫을 때 오 대사는 “같은 한민족의 한 사람으로서 북한의 위정자에게 말하고 싶은 게 있다”면서 한국어로 ‘이제 그만 하세요’라고 외쳤다.
그는 이어 “왜 당신들은 이런 무기들이 필요합니까. 한국엔 핵무기가 없습니다. 남북이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데 왜 장거리 미사일이 필요합니까? 당신들은 미국이 위협한다고 말합니다. 왜 미국이 당신들을 위협합니까. 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대국이 태평양 너머 작은 나라를 위협하겠습니까. 위협은 없습니다. 그것은 단지 여러분의 상상력이 만든 것입니다”라고 일갈했다.
오 대사는 마지막으로 “당신이 계속 이렇게 나간다면 당신의 주민들만 고통을 받을 뿐입니다. 그들도 나와 우리와 같은 동족입니다. 제발 깨어나세요. 눈을 뜨고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바라보세요. 핵무기를 포기하고 세계의 일원이 되어주세요”라고 요청한 뒤 “우리 모두는 안전하고 평화로운 세상에서 함께 살 수 있습니다”라고 연설을 맺었다.
오 대사는 2014년 12월 유엔 안보리가 북한 인권 문제를 정식 안건으로 채택한 첫 회의에서도 즉흥 연설을 해 화제가 됐다.
당시 그는 “한국 사람들에게 북한 주민은 그냥 아무나가 아니다. 대한민국 수백만 명의 이산가족에겐 아직 북쪽에 그들의 가족이 남아 있다"면서 “우리는 유엔 북한조사위원회의 보고서를 보며 가슴이 찢어지고 탈북자들의 얘기를 들을 때마다 같은 비극을 겪은 듯 눈물을 흘린다. 부디 훗날 우리가 오늘을 되돌아볼 때 북한 주민을 위해 옳은 일을 했다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의 연설을 들은 유엔 미국 대사는 눈물을 보였으며 각국 대표들의 찬사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 동영상 편집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