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정 전 대표와 정명훈 전 예술감독 사이에 불거진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의 진실공방에서 경찰이 박 전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경찰은 박 전 대표를 둘러싼 성추행, 인사전횡, 상습폭언 등 의혹을 모두 허위사실로 판단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3일 서울시향 직원 10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해외체류 중인 정 전 감독의 부인 K씨를 기소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박 전 대표가 회식자리에서 남자직원을 성추행하고, 내규를 변경해 특정인 승진 등의 인사전횡을 일삼았으며 직원들에게 폭언을 일삼았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작성해 언론사 등에 배포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들이 제기한 의혹을 모두 허위 사실로 판단했다. 입건된 직원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들이 모두 일관되게 성추행과 폭언 및 성희롱 발언을 들은 적이 없다고 진술했고, 인사 자료를 검토한 결과 인사 전횡도 사실 무근인 것으로 밝혀졌다. 오히려 정 전 감독의 부인 K씨가 정 전 감독의 보좌역할을 맡은 A씨에게 투서를 유포한 정황을 밝혀내고 K씨에 대해선 기소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키로 했다.
서울시향 직원 10명은 2014년 12월 박 전 대표로부터 성추행과 막말을 당했다며 서울시향에 투서를 제출하고 박 전 대표를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지난해 8월 박 전 대표의 성추행 등 혐의에 대해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박 전 대표를 고소한 직원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당초 경찰 수사는 박 전 대표의 성추행 의혹으로 시작됐지만 오히려 정 전 감독 부인 K씨가 박 전 대표를 음해하려고 직원들을 시켜 허위사실을 유포한 정황이 드러난 셈이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드라마급 반전’…경찰, ‘서울시향 사태’ 박현정 손 들어줘
입력 2016-03-03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