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질하고 참 당당하시네” 시제품 훔쳐간 대형업체 해명

입력 2016-03-03 08:42

국내 대형 사료업체의 간부와 직원이 한 농가가 개발 중인 사료를 훔쳐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수년간 공들여 개발한 경쟁사 시제품을 가져갔지만 이 업체의 직원과 회사는 “경쟁사 제품을 한번 보려고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2일 MBC뉴스에 따르면 대한사료 직원 2명은 절도 혐의로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최근 경기도 안성의 한 한우 축사에 몰래 들어가 이곳 농장주가 개발 중인 사료를 가져갔다.

MBC가 공개한 CCTV에는 당시 모습이 포착됐다. 차에서 내린 남성 2명 사료 포대를 살펴보더니, 이후 다른 남성 한명이 차에서 나와 각기 다른 사료의 포장을 뜯은 뒤 봉지에 담았다. 새로 개발 중인 3가지 사료였다. 이후 차를 타고 유유히 사라졌다.

MBC는 “해당 사료는 석 달 전 농장 주인이 중소업체에 의뢰해 자체 개발한 배합 사료”라면서 “아직 출시도 안 된 시제품”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사료를 가져간 한 직원은 “경쟁사 제품 한 번 보려고 담았던 것이다. (성분) 분석하고 그러려고 했던 건 아니다. 돌려주고 죄송하다고 했다”고 MBC에 해명했다.

대한사료 역시 “주인 몰래 가져온 잘못은 인정하지만, 사료 굵기 같은 외형을 살펴볼 목적뿐이었다”고 해명했다고 MBC가 보도했다.

그러나 사료 배합 기술 정보를 빼돌린 게 아니라서, 산업기술이나 영업비밀 보호 관련 법률로 처벌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MBC는 덧붙였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