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를 영입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 안팎에선 이런 물음으로부터 대답을 찾고 있다. 미네소타주 언론들은 박병호의 미국 생활을 면밀하게 관찰하면서 한국산 거포의 메이저리그 적응기를 연일 기록하고 있다. 이번에는 박병호의 미국식 막장 예능 경험담이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미네소타주 지역신문 트윈시티스 파이오니어 프레스는 2일 박병호에게 미국 방송 ABC의 데이트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더 베첼러’를 시청한 소감을 물었다. ‘더 베첼러’는 사회적으로 저명하거나 경제적으로 풍요롭지만 결혼하지 않은 남성이 신붓감이나 약혼녀를 찾는 데이트 예능프로그램이다. 베첼러(bachelor)는 우리말로 독신남이다.
남성 출연자는 1명이지만 여성 출연자는 여러 명이다. 여성들은 남성을 독차지하기 위해 경쟁한다. 대개 25대 1의 경쟁률이다. ‘더 베첼러’는 출연자들의 속물주의, 높은 수위의 스킨십을 그대로 방송하면서 구설수가 끊이지 않는 프로그램이다. 시청자들이 욕하면서 보는 예능프로그램, 즉 막장 예능이다. 미국식 막장 예능의 ‘끝판왕’으로 볼 수 있다.
박병호는 지난 1일 미네소타의 동료 3루수 트레버 플루프(29)의 집으로 초대를 받았다. 통역 김정덕(35)씨, 에이스 투수 필 휴즈(30)와 약혼녀, 2루수 브라이언 도저(29) 부부가 박병호와 동행했다. 플루프의 아내도 있었다. 그렇게 모인 미네소타의 핵심 전력들은 텔레비전 앞에 둘러앉아 막장 예능의 낯뜨거운 장면을 시청했다. 박병호와 유대감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Bachelor viewing party tonight thanks to top chef ..
— Brian Dozier (@BrianDozier)
Park gives ■■■■■■■■ to pork tenderloin, creamed corn, and potato salad
— Phil Hughes (@PJHughes45)
Korean slugger Byung Ho Park bonded with his teammates last night ... watching "The Bachelor":
— Rhett Bollinger (@RhettBollinger)
동료들은 박병호의 반응을 살폈다. 도저는 “박병호가 미혼 남성과 낯선 여성들의 입맛춤을 보면서 혼란스러워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라고 묻는 표정이었다”고 말했다. 휴즈는 “내가 지금까지 본 박병호의 표정 중 가장 혼란스러운 모습이었다”며 웃었다.
박병호는 트윈시티스 파이오니어 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말 이해할 수 없다”며 미국식 막장 예능을 처음 경험한 소감을 짧게 말했다. “박병호는 영어로 말하면서 미소를 지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당혹스러웠지만 나쁘지 않았던 당시의 기분을 미소에서 엿볼 수 있다.
박병호는 “당연히 기분 좋은 자리였다. 아직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없지만 우리는 서로를 알기 위해 더 노력하고 있다. 먹고 대화하면서 동료들과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