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과 대립각 세워온 신연희 강남구청장, 왜 고분고분해졌나

입력 2016-03-02 17:00
박원순 서울시장과 사사건건 대립해온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최근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신 구청장은 2일 발표한 세텍(서울무역전시장) 부지 관련 강남구 입장에서 “존경하는 박원순 시장님, 지난 2월 17일 현대차의 (구)한전부지 개발로 발생하는 공공기여금을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에 최우선 사용할 것을 천명해 주신데 대해 다시 한번 깊은 감사와 경의를 드린다”고 운을 뗐다. 또 “서울시와 강남구 관계가 이 기회에 호전되어 타의 수범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신 구청장은 “세텍부지는 비록 소유권은 서울시에 있지만 강남에서는 (구)한전부지 못지 않는 경제적, 입지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황금지역”이라며 “강남구민은 세텍부지의 현대화개발이 하루속히 이뤄지도록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시기적으로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이 추진되고 세텍주변 아파트 재건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이 시기가 세텍 현대화 개발의 최적기”라고 강조했다.

신 구청장은 그러나 “서울시가 십수년간 가건축물 상태로 파행 운행을 했는데도 다시 가건축물을 보수해 파행운영을 계속하려는 계획을 보이는 것은 강남구 발전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도 큰 자원낭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세텍 부지 개발은 잠실운동장 일대 국제업무복합지구와 연계되는 것으로 어떻게 진행할지 올해 연구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라며 “가건축물을 이용한 서울시민청은 세텍이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전까지 한시적으로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구청장의 공손한 태도와 관련해 최근 새누리당 지도부가 총선을 앞두고 강남구가 서울시와 대립각을 세우는게 선거전략상 부담이 된다며 자제를 요청한데 따른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신 구청장은 지난해 서울시와 대립하는 과정에서 ‘강남특별자치구’를 주장해 논란이 됐다.

신 구청장이 현실적으로 서울시의 도움이 없이는 사업추진에 한계가 있는 만큼 명분보다는 실리를 취하기 위해 박 시장과 관계개선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