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소녀상’에 신겨진 뜨개질 양말이 네티즌들의 마음을 덥히고 있습니다. 땅에 붙어 있는 조각상 발에 맞춰 뜨개질을 했는데, 그 정성이 감동스럽다는 반응입니다.
전주시 공식 블로그 ‘한바탕 전주 즐기기’에는 1일 영화 ‘귀향’ 상영관 정보와 함께 풍남문 광장에 세워진 소녀상 근황이 올라왔습니다.
글쓴이는 “영화 ‘귀향’을 보고 난 뒤 무언가 이끌리듯 풍남문 광장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에 갔다”며 “한참 보다 가려는데 다시 보니 양말이 신겨져 있었다. 소녀상 앞에서 봉사활동을 하시던 분이 ‘어느 날 와보니 양말이 신겨져 있었다’고 알려주셨다”고 적었습니다. 밤사이 누군가 찾아와 직접 뜨개질한 양말을 선물한 겁니다.
첨부된 사진에는 노란색 목도리를 두르고, 털실 양말을 신은 소녀상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조각상의 발이 땅에 붙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양말은 꼭 맞춘 것처럼 빈틈이 없습니다. 줄무늬 모양에 노란색 나비 장식까지, 만든 이의 정성이 느껴집니다.
글쓴이는 “순간 가슴이 먹먹해져 말을 할 수 없었다”며 “차가운 맨발이 안쓰러워 양말을 신기고 갔을 그 마음이 할머님들의 한 어린 세월에 작은 위로와 공감을 건네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했습니다.
해당 사진은 여러 커뮤니티에 퍼지며 네티즌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습니다. “제 마음까지 따뜻해지네요” “누군지 몰라도 존경스럽습니다” “대단하네요. 고맙습니다” 등의 댓글이 줄지어 달렸습니다.
위안부 피해자를 다룬 ‘귀향’은 1일 42만명이 관람하며 130만명에 육박하는 누적관객수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날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을 지키던 대학생들은 62일간의 농성을 종료하며 “대학으로 들어가 한·일 위안부 합의를 무효화하는 행동에 돌입한다”고 밝혔습니다.
누군가는 소녀상에 양말을 신겨주며, 누군가는 ‘귀향’을 관람하며, 누군가는 관심을 촉구하며. 저마다의 방법으로 위안부 피해자들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조각상 발에 한땀한땀 뜨개질을… 인터넷 울린 소녀상
입력 2016-03-02 15:04 수정 2016-03-02 1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