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 엄홍길(56) 대장이 네팔 히말라야 오지 마을에 초등학교를 지은 게 11개를 넘겼다. 자동차가 들어가지 못하는 고산지대, 헬리콥터로 건축자재를 날라야 하는 일이다. 엄 대장은 “학교 하나 지을 때마다, 마음속에 8000m 산을 하나 오른다는 생각을 가지고 도전한다”고 말했다.
남들 안하는 히말라야 16좌 등정을 넘어, 이젠 남들이 진짜 못하는 히말라야 학교짓기 16좌를 수행 중이다. 엄홍길 대장은 ‘학교 다 지으면 이번 고사한 새누리당 비례대표 받아들일 거냐’는 취지의 질문에 “아니요”라며 “학교 짓다보니 기숙사도 지어야 되겠고, 병원도 짓기로 했다”고 답했다. 대장 칭호는 아무나 받는 게 아니다.
엄홍길 대장은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정치권 영입 제안을 고사하고 네팔 학교 짓기에 올인하는 이유를 풀어놓았다. 엄 대장은 “예전부터 히말라야에 학교를 지어줘야겠다, 그래서 가난이란 고리를 끊을 수 있도록, 희망을 가지고 살 수 있도록, 16개 학교를 지어야겠다고 약속을 했기 때문”이라며 “이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엄홍길 휴먼재단은 2008년 5월 설립됐다. 2009년 5월 에베레스트가 있는 팡보체 지역 해발 4060m 지점에 제1호 초등학교를 짓기 시작해 2010년에 완공했다고 했다. 네팔 정부 공식 교육과정인 초등학교, 이게 지난 주말 11개 설립을 넘겼다고 전했다.
엄홍길 대장은 “고도가 높고 너무나 오지니까 경비행기나 헬리콥터로 학교를 짓기 위한 건축자재를 나른다”라며 “건축자재 수송비가 공사비 이상으로 든다”고 했다. 9번째 학교는 특히 모든 물자를 헬기로 수송했다고 했다. 펀딩의 어려움, 엄 대장은 이에 대해 “학교 하나 지을 때마다, 마음속에 8000m 산을 하나 오른다는 생각을 가지고, 그런 산을 도전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시작하고, 그런 간절한 바람으로 한다”라고 말했다.
학교 다 지으면 정치권 영입제안 받아들이냐는 질문엔 “학교를 짓다 보니까 거기에 또 부수적인 학교 이외에 또 다른 해야 될 일이 있더라”라며 “기숙사도 지어야 되겠고, 이번에 병원을 짓기로 했다”고 답했다. 정치권 출마설이 먼 이야기냐는 거듭된 확인에 “그렇다”고 답했다. 엄 대장은 “히말라야와 한 약속이 소중한 걸 느끼면서 감사한 걸 느끼면서 도전하겠다”라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엄홍길의 열한번째 학교짓기 “8000m 산 오른다는 생각으로”
입력 2016-03-02 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