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보고서에 두산이 발끈한 이유는

입력 2016-03-02 10:37 수정 2016-03-02 14:13
두산인프라코어 명예퇴직과 경남지역 소비의 관계를 보여주는 한국은행 경남본부 현장리포트 내용.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의 한 지역 보고서에 두산이 발끈했다.

한국은행 경남본부는 최근 ‘두산인프라코어 최근 현황 및 향후 전망’이란 제목의 현장리포트를 작성했으며 한은은 ‘지역경제보고서’를 통해 이를 소개했다.

2일 보고서에 따르면 건설기계장비를 주로 생산하는 두산인프라코어(창원시 소재)는 영업부진 지속으로 지난해 4분기 중 1966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두산인프라코어는 인건비 절감을 위해 강도 높은 인력감축을 실시, 지난해 4차례 약 1530명이 퇴직했는데 이는 전체 직원의 27%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전했다. 보고서는 이어 “2015년에 퇴직한 두산인프라코어 직원의 소비지출 규모는 약 770억원으로 추정되는데 퇴직에 따른 지출감소로 경남지역 소비는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즉 인프라코어 직원의 대량 명예퇴직으로 경남지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게 이 보고서의 골자다.

이에 두산은 현장리포트가 명퇴자 숫자와 지역을 단순히 결부지으며 지역경제 위축 효과를 과장했다고 반박했다. 우선 두산인프라코어는 건설기계, 디젤엔진, 공작기계 사업부로 구성돼 있는데 이 중 비중이 가장 큰 건설기계는 인천, 전북 군산에 위치해 있고 엔진 사업부도 인천에 소재한다고 두산은 밝혔다. 창원에는 공작기계 공장만 있으며 전체 인원도 1500여명 정도다. 또 지난해 희망퇴직은 건설기계 불황으로 인한 조치여서 공작기계를 생산하는 창원에서는 100여명 이내의 희망퇴직 인원만 있었다는 게 두산의 주장이다. 그래서 두산인프라코어 희망퇴직 인원 중 창원 비중이 가장 작다고 소개했다.

두산 관계자는 “한은 리포트는 두산인프라코어 희망퇴직 효과를 창원 지역으로 단순 산입해 발생한 오류”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A씨는 “경남지역 경제효과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전체 명퇴자와 경남소비를 연결시키는) 그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이를 시인했다. 그는 “창원본부 퇴직자가 100여명이면 두산인프라코어 직원의 경남지역 소비지출 규모도 보고서에 명시된 770억원의 10분의 1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럼에도 창원본부 퇴직자와 협력업체의 어려움까지 포함할 경우 경남지역 소비에 타격을 주는 것은 맞다”고 해명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