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이모(33)씨는 밤만 되면 아내의 이갈이에 커다란 스트레스를 받았다. 소름 끼치는 이갈이 소리에 잠을 제대로 이룰 수 없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아내가 직장 업무에 지쳐 피곤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여 인내심을 발휘했지만 매일 계속되는 이갈이 소리에 결국 평상심을 잃어버렸다.
배우자의 이갈이 증상으로 인해 고통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빠드득', ‘뽀드득' 하는 이갈이 소리는 숙면에 방해를 주는 요소 중 하나다. 더욱 큰 문제는 정작 이갈이를 하는 본인은 전혀 알지 못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갈이 증상은 왜 나타나는 것일까. 숨수면클리닉 이종우 원장은 “이갈이의 원인은 다양한데 치아 부정교합 및 상악, 하악 질환 등의 신체 구조적인 문제일 때가 있고 이외에 스트레스, 과도한 음주 등을 꼽을 수 있다”며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수면 중 각성 시에 일어난다는 것인데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 의욕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일 경우 이갈이를 쉽게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갈이 증상이 다른 사람의 수면 방해는 물론 본인에게도 심각한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이갈이를 할 때 교합력은 평소 2배 이상이라고 알려져 있다. 교합면의 접촉 시간이 매우 길어져 치아가 심하게 마모될 수 있다. 나아가 턱근육의 과부하, 과긴장을 초래하여 턱관절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또 이갈이 증상은 코골이 증상,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REM수면장애, 간질 등의 2차 증세로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이갈이 증상이 나타난다면 적극적인 치료 자세를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갈이 증상을 진단하는 방법으로는 수면다원검사를 꼽을 수 있다. 수면다원검사란 환자가 수면 상태에 놓여 있을 때 발생하는 뇌파, 안구 움직임, 근육긴장도 등을 파악하는 검사다. 이를 통해 턱 근육의 근전도 검사를 면밀히 파악할 수 있다. 아울러 구강 내 교합면의 비기능적 치아마모면 검사도 동시에 시행하게 된다.
이종우 원장은 “이갈이 증상의 원인은 매우 다양한데 대부분 수면 질환 치료로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다”며 “다만 수면 장애 치료 이후 증상이 남아 있는 경우라면 보톡스, 스플린트, 이완요법 등을 고려해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재우 기자
‘잠만 자면 이갈이…’ 수면다원검사로 파헤치자
입력 2016-03-02 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