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부작으로 제작된 치인트는 1일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방영 전부터 캐스팅 논란을 빚었으나 그만큼 큰 기대를 모은 작품이었다. 동명 웹툰 원작의 인기까지 등에 업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회를 거듭할수록 연출과 내용의 균형이 깨지며 방향성을 잃었다. 특히 배우 박해진이 연기한 주인공 유정 분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 캐릭터가 붕괴됐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 과정에서 제작진과 박해진 측 사이에 미묘한 갈등 기류가 흐르기도 했다.
원작자 순끼 작가와의 갈등까지 빚어졌다. 순끼 작가는 지난달 24일 블로그를 통해 치인트 제작진을 향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했다. 6회 이후 대본 공유가 원활히 되지 않았으며 결말에 대한 협의조차 없었다고 했다.
가까스로 마지막회가 방송됐으나 이미 산으로 간 내용은 되돌리지 못했다. 홍설(김고은)이 유정(박해진)과 백인호(서강준) 중 누구를 택할지에 관심이 쏠린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 선택 역시 시청자 몫으로 남게 됐다.
극중 홍설은 백인하(이성경)에게 떠밀려 교통사고를 당했다. 이를 본인 탓이라고 자책한 유정은 홍설에게 이별을 고했다. 백인하의 친동생 백인호 역시 홍설의 곁을 떠났다. 그리고 뻔하게도 ‘몇 년’이 흘렀다. 이어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세 사람 모습이 그려졌다.
마지막 장면은 화룡점정이었다. 홍설이 3년간 유정에게 보낸 15통의 메일 중 하나가 ‘읽음’으로 변했다. 그리고 흐르는 내레이션. “설아.” 그게 끝이었다.
방송 이후 시청자 게시판은 물론 여러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치인트 황당 결말을 성토하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나의 치인트가 이런 막장으로 끝날 줄이야” “역대급 망드(망한 드라마)로 남았다” “헛웃음밖에 안 난다”는 등 싸늘한 의견이 대부분이다.
크고 작은 논란에도 꿋꿋이 지지를 보낸 팬들도 어이없어하는 분위기다. 특히 박해진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하는 글이 많다. “영원히 고통받는 박해진.” “박해진과 순끼 작가만 피해자다.”
일부는 제작진을 향해 이렇게 묻고 있다. “박해진한테 왜 그랬어요? 말해 봐요. 박해진한테 왜 그랬어요?”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