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 부메랑’ 더민주, 중단결정 발표도 못해

입력 2016-03-01 14:07 수정 2016-03-01 14:31

더불어민주당이 테러방지법 국회 통과 저지를 위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중단을 결정하고도 강경파 의원들의 반발에 막혀 아직 최종 입장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1일 오전 9시 기자회견을 갖겠다고 발표했던 이종걸 원내대표는 아직 구체적인 발표시간을 알리지 않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를 비롯한 비대위원들은 전날 밤 심야 비대위 회의에서 '필리버스터 계속' 입장을 피력해온 이종걸 원내대표를 설득해 중단을 결정했다. 이 원내대표는 오전 9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입장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회견 시작 9분전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회견을 연기한다고 알렸다.

이 원내대표는 "더민주는 뜻깊은 3월 1일, 오늘 중으로 소위 테러방지법에 대한 무제한 토론을 마칠 예정"이라면서도 "의원총회를 통해 의견을 모아 자세한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견 연기는 중단 결정 사실이 알려진 후 필리버스터 참여 의원들을 중심으로 "계속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나온 게 결정적 작용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은수미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시작은 우리가 했으나 필리버스터는 야당만의 것이 아니다"며 의총 소집을 요구했고, 배재정 의원도 "황당하다. 지지해준 국민과 의원들의 진심에 등 돌려선 안된다"고 했다.

이학영 의원 역시 "힘이 없어 쓰러질 때 쓰러지더라도 이렇게 그만둘 수는 없다. 생각과 말까지 억압하는 법을 만들어 장기집권을 꿈꾸는 세력에게 무참히 짓밟힐 수는 없다"고 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