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유력 대선 경선 후보인 도날드 트럼프가 또 다시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막말이라기보다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해 험한 말을 쏟아낸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대통령으로서의 자격을 더욱 의심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슈퍼 화요일(현지시간 3월 1일) 경선을 앞두고 백인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과장된 액션’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마저 트럼프의 이민자 배척 발언을 비난한 적이 있는데, 도리어 교황을 맞비난하면서 여론몰이를 한 적이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29일 버지니아주 래드포드 대학에서 연설하던 중 자신에게 반대하는 시위대 쪽을 보며 “너 멕시코에서 왔어? 너 멕시코에서 왔어? 응? 너 멕시코에서 왔어?”라고 발언했다.
트럼프가 멕시코 출신 불법 이민자에 반대하는 연설을 진행하고 있는데 시위대 쪽에서 큰 소리가 나자 이같이 말한 것이다.
트럼프는 격앙된 표정으로 “내 연설의 핵심 대목을 제대로 방해했어”라고 말했다. 그런 뒤 시위대에게 “얘들아, 네가 원한다면 이곳에서 내 얘기를 끝까지 들을 수 있어. 왜냐하면 너는 미국 땅에서 빠지게 될 거거든”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시위대는 수 분 동안 계속 구호를 외치고 야유를 보냈다. 이들은 현장에서 퇴장 조치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트럼프는 이전에도 연설 중 또는 방송 출연 중에 자주 막말을 해왔다. 심지어 대선 후보 TV토론 중에 사회자에게도 막말을 일삼아 비난을 받아왔다. 미국 공화당 내에서는 트럼프의 인기가 계속 치솟아 그를 당내 후보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여론도 있지만, 트럼프의 이런 막말과 수준 이하의 태도 때문에 대통령 자격이 없다며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는 여론도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경우 미군이 명령을 듣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트럼프, 연설 중 시위대에 "너 멕시코에서 왔어?"
입력 2016-03-01 10:20 수정 2016-03-01 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