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개최된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국내 극장가에서 만날 수 있는 ‘아카데미 영화들’이 눈길을 모으고 있다.
특히 아카데미는 실화를 소재로 삼은 영화들에게 상을 안겨주는 경우가 많다.
그럼 지금 국내 극장가에서 만날 수 있는 실화 소재의 ‘아카데미 영화들’은 무엇이 있을까?
우선 국내에는 지난 24일에 개봉해 한창 상영 중인 토마스 맥카시 감독의 ‘스포트라이트’가 있다.
‘스포트라이트’는 2002년 가톨릭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사실을 만천하에 밝혀 퓰리처상을 수상한 보스턴 글로브의 스포트라이트 팀 기자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버드맨’의 마이클 키튼, ‘헐크’로 유명한 마크 러팔로, ‘어바웃 타임’의 레이첼 맥아담스 등 할리우드의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열연을 펼쳤다.
이번 아카데미에는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편집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며 극중 최우수작품상과 각본상을 수상하며 2관왕에 올랐다. 이렇게 검증받은 뛰어난 완성도와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으로 관객들 사이에 뜨거운 입소문을 형성하며 열광을 얻고 있다.
두 번째는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로 591만 관객의 마음을 울렸던 톰 후퍼 감독과 에디 레드메인이 다시 만난 영화 ‘대니쉬 걸’(2월 17일 개봉)이다.
‘대니쉬 걸’은 세계 최초의 트랜스젠더로 유명한 덴마크의 화가 릴리 엘베의 일생을 그린 전기 영화다.
전작 ‘사랑에 대한 모든 것’에서 스티븐 호킹 박사로 분해 전년도에 열린 제 8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에디 레드메인이 또다시 실존 인물을 열연해 1년 만에 다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화제가 되었다.
‘대니쉬 걸’은 이번 아카데미에서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미술상, 의상상 등 4개 부문 후보로 올랐으며 작중 릴리 엘베의 부인을 맡은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와 미술로 호평을 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국내에는 3월 3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레니 에이브러햄슨 감독의 ‘룸’이 있다.
‘룸’은 각본을 맡은 엠마 도노휴가 지은 동명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비록 원작 소설이 있지만 ‘룸’은 실제로 발생했던 오스트리아의 충격적인 납치 사건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이 납치 사건의 범인은 자신의 친딸을 지하실에 가둔 채 17년 동안 성폭행을 해 7명의 아이를 낳아 키워 당시 많은 사람들이 경악하도록 만들었다.
‘룸’은 이번 아카데미에서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여우주연상 등 4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며 주인공 조이를 연기한 브리 라슨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범죄가 아닌 강제로 감금됐던 피해자들이 상처를 딛고 세상과 화해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춤으로 진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제88회 아카데미가 사랑한 실화 영화들’ 뭘 보면 좋을까?
입력 2016-03-01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