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 호텔에서 정치 선전이 담긴 간판을 훔치려한 미국 대학생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 CNN방송은 오하이오주 출신으로 2개월 전 북한 당국에 체포된 버지니아대 학생 오토 프레데릭 왐비어(21)가 29일 기자회견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왐비어는 지난해 12월 중국 여행업체가 주관하는 관광 프로그램에 따라 평양에 들렀다. 평양에 위치한 양각도 국제호텔에 묵던 여행 마지막 날 왐비어는 오전 2시쯤 호텔을 빠져나와 정치 선전 문구가 적힌 간판을 떼어 가방에 넣어가려 시도했다가 경비에게 붙들렸다.
북한 당국이 주재한 기자회견 영상에서 왐비어는 일어선 채 울먹이며 자신의 행동이 “호전적인 행위(Hostile act)”였다고 인정했다. 이어 “제발 구제 조치를 해달라(please act to save me, please)”고 자국 정부에 호소했다. 미국 국무부는 개인정보 보호 등의 이유를 들어 CNN의 추가취재를 거부했다.
북한 당국은 왐비어의 행동이 자신이 다니던 교회의 지시로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왐비어가 다니던 오하이오주 와이오밍의 합동감리교 자유교회는 반기독교 공산주의 국가의 실태를 신도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왐비어에게 이 같은 일을 시켰다. ‘임무’에 성공할 경우 약 1만 달러(약 1200만원) 가량의 중고차를 주겠다고 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북한 선전 간판 훔치려다 붙들린 미국 대학생, 두 달만에 모습 드러내
입력 2016-02-29 2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