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42)가 제88회 아카데미(오스카) 남우주연상 주인공이 됐다. 4전5기만에 이뤄낸 쾌거다.
디캐프리오는 2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 돌비극장서 열린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감독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 부문 후보에 오른 브라이언 크린스턴(트럼보), 맷 데이먼(마션), 마이클 파스빈더(스티브 잡스), 에디 레드메인(대니쉬 걸)을 제치고 당당히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디캐프리오는 그간 아카데미에서 ‘길버트 그레이프’(1994)로 남우조연상 후보, ‘에비에이터’(2005) ‘블러드 다이아몬드’(2007)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2014)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으나 매번 수상에 실패했다. 드디어 오랜 숙원을 풀어낸 셈이다.
디캐프리오가 무대에 오르자 객석은 모두 기립했다. 한동안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감격한 표정으로 수상의 기쁨을 누리던 그는 “감사하다”는 말로 입을 뗐다.
디캐프리오는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며 “함께 후보에 오른 모든 배우들께 존경을 표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레버넌트는 훌륭한 제작진들 노력으로 만들어진 영화”라며 “내 형제인 톰 하디와 엄청난 열정을 가진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게 영화에 대해 가르쳐준 스콜세지 감독님께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며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준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감사인사가 마무리되자 의미 있는 연설이 이어졌다. “레버넌트는 사람과 자연이 호흡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라고 운을 뗀 디캐프리오는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디캐프리오는 “지금도 북극에서는 얼음이 녹고 있으며 기후 변화는 계속 진행 중”이라며 “이는 인류가 직면한 위협이기에 다함께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전 세계 지도자들이 우리 후손을 위해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나서야 한다”면서 “지금까지 욕망의 정치 속에서 목소리가 묻힌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객석에서는 또 한번 뜨거운 박수가 터져나왔다.
레버넌트는 개척되기 이전인 19세기 미국 서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사냥꾼 휴 글래스(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동료 존 피츠제럴드(톰 하디)에게 버림을 받고 배신한 동료에게 처절한 복수를 결심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 영화로 디캐프리오는 앞서 열린 제73회 골든글로브와 영국 영화TV예술아카데미(BAFTA)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보스턴비평가협회 및 워싱턴비평가협회 남우주연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디캐프리오, 아카데미 숙원 풀다… 기립박수, 감격의 현장
입력 2016-02-29 14:14 수정 2016-02-29 1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