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차리자 한순간 훅간다” 앞의 김무성

입력 2016-02-29 14:09
사진=이동희 기자
사진=이동희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9일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에 들어섰습니다.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자신의 자리로 가는데, 익숙한 그의 얼굴보다 등 뒤의 문구가 더 눈에 띕니다. “정신차리자 한순간 훅간다”는 글자가 크게 써 있습니다. 국민일보 사진부 이동희 기자의 사진입니다.

이 글귀는 새누리당 조동원 홍보본부장의 작품입니다.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는 광고인 출신 조 본부장은 선거철 새누리당이 어려울 때마다 혜성같이 등장해 빨강색을 도입하거나 1인시위 퍼포먼스를 기획하는 등 반전을 꾀한 인물입니다. 이번에도 새누리를 향한 국민의 쓴소리를 SNS로 접수하고 이를 당 대표실 벽면에 게시했습니다. 기존의 ‘개혁’ ‘민생’ 등을 대체한 것입니다.

사진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데, 작은 글씨를 더 볼까요? “알바를 해도 그리하면 바로 짤려요” “갑은 국민이요, 을은 너희로다” “이렇게 하다가는 총선때 역전패”라는 몰아세우기 글귀가 보입니다. SNS에서 별 우군이 없는 새누리의 현실을 보여줍니다. “청년이 티슈도 아니고 왜 선거 때마다 쓰고 버리십니까?”라는 질문부터 “천막당사” 딱 네 글자만 보여준 ‘협박’도 보입니다. “차떼기”가 없는 게 차라리 다행입니다.

공교롭게도 이날 새누리당은 살생부를 둘러싼 공천 파동으로 내홍을 겪었습니다. SNS로 접수된 ‘뼈아픈 문구’로 역바이럴 마케팅 하는 것보다 합리적 원칙을 지키며 제대로 된 보수정당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선거에 더 도움될 것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