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포식어류 강준치 수십마리 폐사

입력 2016-02-29 11:56
육식성 어류로 어린 물고기를 닥치는 대로 잡아먹어 조폭 물고기라고 불리는 ‘강준치’ 수십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

마창진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8일 낙동강 합천창녕보 하류를 조사한 결과 이곳에서 ‘강준치’ 20여 마리가 죽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29일 밝혔다.

환경연이 죽은 ‘강준치’의 배를 갈라본 결과 주로 새의 몸속에 있다가 배설물과 함께 밖으로 배출되는 기생충인 ‘리굴라 촌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리굴라 촌충’은 새의 배설물 속 유충이 동물성 플랑크톤을 거쳐 ‘강준치’ 등에게 들어가면 그 물고기 안에 다시 기생하는데 이 때문에 ‘강준치’가 폐사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환경연은 ‘강준치’가 집단으로 폐사한 원인이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보 때문에 강 유속이 느려져 유충이 물에 떠다니다가 플랑크톤이 먹으면서 ‘기생충 감염사슬'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이다.

유충을 먹은 플랑크톤을 치어가 먹고, 이 치어를 다시 ‘강준치’가 잡아먹으면서 ‘리굴라 촌충’이 ‘강준치’ 몸속에 기생하면서 페사한 것으로, 이런 현상이 낙동강 상류에서 하류로 점차 확산하는 추세다.

환경연은 어류 생태계에서 최상위 포식자인 ‘강준치’가 이렇게 많이 감염됐다면 전체 먹이사슬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정확한 폐사 원인 분석을 위해 낙동강유역환경청에 역학조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한편 최근 경북 낙동강 칠곡보 하류에서도 ‘강준치’ 468마리가 폐사해 대구환경운동연합은 4대강 사업으로 생태계 환경이 나빠지면서 물고기가 집단 폐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