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와인 협찬 받는다고?”…프랑스 와인농장 “‘투르 드 프랑스’ 우리 땅 못 지나가!”

입력 2016-02-29 11:31
지난 15일(현지시간) 프랑스 남서부 몽펠리에에서 열린 프랑스 와인박람회(ViniSud) 모습. (AFP/연합뉴스)

프랑스의 세계 최고 권위 일주 사이클 대회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가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올해 공식 스폰서를 외국 와인업체가 맡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프랑스 와인농장 업자들이 일주코스를 막겠다고 나섰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칠레 와인 브랜드 코노수르의 ‘비시클레타’가 이번 대회 스폰서에서 지정 철회 되지 않을 경우 프랑스 남서부지역의 랑그도크루시옹 지역 와인농장들이 이 지역을 지나가는 카르카손~몽펠리에 사이 경주 구간을 막을 것이라고 28일(현지시간) 전했다.

대회 중 비시클레타는 프랑스에서 광고를 하지 않는다. 스포츠 행사에 주류 광고를 금지하는 프랑스 현행법 때문이다. 이에 따라 비시클레타의 광고는 경주가 스위스, 안도라, 스페인 지역을 통과할 때만 나갈 예정이다. 주최 측은 비시클레타가 투르 드 프랑스의 스폰서를 맡기 시작한 시기도 2년 전인 2014년 대회부터였다며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프랑스 와인업자들은 분노를 감추지 않고 있다. 자신들이 협찬 사실을 알게 된 건 최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문제가 달라지는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와인업자들은 청년농업인협회(JA) 홈페이지 등을 통해 “(프랑스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는 프랑스 제품만을 협찬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투르 드 프랑스는 1903년 시작된 대회로 유럽에서는 최고의 인기를 자랑한다. 산악구간을 포함해 코스가 워낙 까다로워 ‘기적의 레이스(La Grande Boucle)’로 불리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수도 파리 서쪽에서 출발해 시계 반대 방향으로 프랑스를 일주한 뒤 파리 중심가인 샹젤리제거리에서 막을 내린다. 이번 대회는 오는 7월 2일부터 24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