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의 김기태” 판 할 감독 바닥에 벌러덩… 왜?

입력 2016-02-29 09:04 수정 2016-02-29 09:06
사진=뉴시스 제공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루이스 판 할(65·네덜란드) 감독이 그라운드에 드러누웠다. 아스날과의 빅 매치에서 나온 우스꽝스러운 명장면이다.

맨유는 29일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15-2016 프리미어리그 27라운드 홈경기에서 아스날을 3대 2로 제압했다. 4강권으로 진입해야 하는 5위 맨유, 선두 재탈환을 노리는 3위 아스날 모두에 중요한 경기였다. 한때 우승을 경쟁했던 라이벌인 점도 승부를 치열하게 만들었다.

경미한 충돌로 서로를 도발했다. 그렇게 싸움이 벌어졌다. 맨유가 3대 2로 앞선 후반 25분은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번졌다. 맨유 선수가 아스날 선수에게 밀려 넘어진 게 발단이었지만 원인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두 팀 선수들은 서로에게 고함을 지르며 대립했다.

신경질적인 분위기는 그라운드 밖으로 번졌다. 선수들은 심판의 지적을 받고 싸움을 끝냈지만 판 할 감독은 좀처럼 분이 풀리지 않았다. 충돌이 벌어지고 4분 지난 후반 29분 사이드라인에서 심판에게 항의하던 중 바닥에 드러누웠다.

축구팬들 사이에서 한때 “판 할 감독의 배째라”로 잘못 알려졌지만 사실은 선수가 밀려 넘어진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그동안 아스날의 아르센 벵거(66·프랑스) 감독은 그라운드를 보며 판 할 감독을 애써 무시했다. 한 골 차이로 뒤져 판 할 감독을 신경 쓸 틈도 없었다.




경기는 추가골 없이 끝났다. 판 할 감독은 아스날을 상대로 승리한 뒤 냉정을 되찾은 듯 자신의 행동을 후회했다. 판 할 감독은 “감정이 격해졌다. 심판진에겐 좋은 행동이 아니었다. 곧바로 사과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축구팬들은 “판 할 감독이 많이 이기고 싶었던 모양” “벵거 감독은 얼마나 약이 올랐을까” “이길 수만 있으면 몇 번이든 누울 감독이다”라고 했다. 지난해 4월 프로야구 KBO리그에서 3피트 룰을 설명하기 위해 누웠던 KIA 타이거즈의 김기태(47) 감독에 빗대어 ‘맨유의 김기태’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맨유는 12승 8무 7패(승점 44)로 5위를 지켰다. 한 경기 덜 치른 4위 맨체스터시티(승점 47)를 승점 3점차로 추격했다. 아스날은 15승 6무 6패(승점 51)로 3위다. 레스터시티(승점 56)의 1위를 빼앗기 위해서는 2경기에서 승리해야 한다. 2위 토트넘 핫스퍼(승점 54)와는 승점 3점차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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