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여의도 KBS홀에서 열리기로 예정돼 있던 해외 유명예술단의 내한공연이 갑작스럽게 취소돼 물의를 빚고 있다.
뉴스타운에 따르면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 추천 공연인 미국 ‘션윈 월드투어’ 내한공연을 준비 중이던 공연기획사 NCM(대표 이창식)은 지난 1월 4일 여의도 KBS홀 대관계약을 체결한 뒤 공연준비 작업을 진행하며 티켓오픈이 시작된 지 열흘 만에 계약 취소 통보를 해왔다고 밝혔다.
션윈예술단은 해외 중국인들을 주축으로 결성된 독립적인 비영리예술단으로 문화혁명으로 파괴된 중국 전통문화를 복원해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공연단. 세계 최고의 공연장으로 불리는 미국 링컨센터에서 매년 정기 공연 및 전석 매진을 기록하는 톱클래스 예술단이다.
KBS의 취소 사유는 ‘션윈 공연이 정치적·종교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공영방송사인 KBS의 품위를 해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는 점과 ‘이 공연이 파룬궁 수련 단체와 관련이 있으며 공연 내용 가운데 파룬궁 관련 내용이 일부 있다’는 것이다.
이창식 대표는 “내용 중에 일부 파룬궁 박해에 관련된 중국 공산당이 인권탄압에 대한 내용이 있다”며 “이런 부분이 문제였다면 벌써 10년째 진행하는 월드투어 자체가 모순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또 “KBS가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들어 일방적인 취소통보를 한 것은 자의적인 의사가 아닌 중국대사관의 압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주한 중국 대사의 ‘사드 협박’에 이어 이제 중국대사관은 우리 국민들이 공연을 볼 권리까지 침해하는 게 아니냐며 비난하고 있다.
중국대사관의 션윈 공연 방해는 다른 국가들에서도 있어왔으나 외압에 개의치 않고 공연의 뛰어난 예술성과 작품성만을 보고 공연을 진행해왔다.
올해만 해도 전 세계 100여 개 도시에서 월드투어가 진행 중이며 외압 때문에 이미 체결된 계약까지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사례는 현재 한국이 유일하다.
KBS와 달리 울산시와 경기도청 측은 중국대사관의 외압에 대해 ‘션윈은 일반적인 문화공연일 뿐이기에 취소할 근거가 없다’며 그대로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중국대사관이 이제 남의 나라 국민들이 공연을 볼 권리까지 침해하는 건가”라며 “공연이 중단될 경우 이미 매표와 광고를 진행하던 우리 기획사는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된다. 중국대사관원들을 고소라도 하고 싶지만 확실한 물증이 없다는 이유 그리고 치외법권자라는 이유로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중국대사관, 해외 예술단 내한공연 취소 압박…‘문화주권도 침해’
입력 2016-02-29 00:02 수정 2016-02-29 0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