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쪼개지자 선택지 고심”이정현은 순천, 최경환은 경산으로

입력 2016-02-28 20:09

20대 총선에 적용할 선거구획정안이 28일 국회에 제출됨에 따라 선거구가 통폐합되거나 분구되는 지역구의 현역 의원이나 예비후보들도 '선택'을 위한 계산에 분주한 모습이다.

새누리당의 경우 대표적으로 호남지역의 유일한 현역 의원인 이정현 최고위원의 지역구가 쪼개졌다.
전남 순천·곡성이 순천과 광양·곡성·구례로 쪼개지면서 이 최고위원은 고향인 곡성 대신 순천을 지역구로 택하기로 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면접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곡성은 영원한 내 지역구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좀 더 큰 무대에 가서 큰 정치를 해보고 싶어 선택했을 뿐이라는 심정을 (고향에) 말씀드리려 한다"고 말했다.

강원 홍천·횡성이 지역구였던 황영철 의원은 지역구가 완전히 분리되면서 불출마까지 고려하고 있다.

황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직자들과 이야기도 하고 지역 주민의 의견도 수렴하고 있다"며 "내가 홍천 출신이기 때문에 출마한다면 홍천에서 선거를 치르자는 의견과 이런 선거구 획정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불출마를 선언하는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고, 다음달 2일께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 경산·청도가 지역구인 최경환 의원은 청도가 분리돼 영천과 합쳐지면서 경산지역으로 출마하게 된다.

부산 해운대·기장을이 지역구였던 하태경 의원은 해운대갑으로, 경기 포천·연천 지역구의 김영우 의원은 고향인 포천이 포함된 포천·가평으로 지역구를 각각 선택했다.

경북 영주가 지역구였던 장윤석 의원은 문경·예천이 지역구였던 같은 당 이한성 의원과 지역구가 통폐합되면서 당내 혈투를 벌이게 됐다.

분구지역인 서울 중구로 예비후보 등록을 했던 지상욱 당협위원장과 김행 전 청와대 대변인은 모두 중구성동을로 간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진성준 의원이 강서을에서 강서병으로 출마 지역을 옮기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강서을 지역위원장인 진 의원은 논평에서 "강서구 지역 선거구 분구 획정안은 특정 정당, 특정 정치인에게 유리하게 만들어진 게리맨더링 안(安)"이라고 비판했다.

진 의원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에게 유리한 동만 남기고 나머지는 신설되는 병 지역구로 떼어낸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진 의원은 강서을 대신 야당 지지세가 더욱 강해진 강서병 출마 문제를 놓고 지역구민과 지지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지만, 강서병에는 같은 당 한정애 의원이 이미 출마 방침을 밝힌 상태여서 당내 현역 의원간 경선이 불가피해진다.

이들은 이미 지난 2014년 11월 강서을 지역위원장 자리를 놓고 한 차례 맞붙은 적이 있으며, 당시 진 의원이 한 의원에게 승리했다.

김춘진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전북 고창·부안이 이번 획정안에서 정읍, 김제·부안으로 조정되자 김제·부안을 선택하기로 했다.

또한 전북 김제·완주가 완주·진안·무주·장수, 김제·부안으로 조정된 같은 당 최규성 의원도 김제·부안을 선택, 당내 3선 의원끼리의 맞대결이 벌어지게 됐다.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장흥·강진·영암 중 장흥·강진이 떨어져나와 같은 당 김승남 의원 지역구인 고흥·보성과 합쳐지자 이 곳을 선택했다.

경기 군포가 군포갑·을로 나뉘어진 더민주 이학영 의원은 분구를 예상하고 야권의 강세지역인 군포을 지역에서 주로 활동해왔으나, 국민의당 정기남 후보 출마 등 야권 분열 상황을 고려해 아직 출마 지역을 최종 결정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오는 29일 기자회견을 열어 최종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