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에 적용될 선거구 획정안을 분석한 결과 19대에 비해 4개 이상의 자치 구·시·군이 뭉쳐져 만들어진 이른바 '공룡선거구'의 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그동안 농어촌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인구 수에만 초점을 맞춰 선거구를 재편하면 면적이 광활환 복합선거구가 탄생해 원활한 의정활동이 어려워지고, 지역대표성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해 온 문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28일 국회에 제출한 20대 선거구 획정 결과에 따르면 4개 이상의 자치 구·시·군으로 된 복합선거구 개수는 모두 10곳이다.
먼저 자치 구·시·군 4곳으로 구성되는 지역구는 ▲인천 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 ▲충북 보은군·옥천군·영동군·괴산군 ▲전북 완주군·진안군·무주군·장수군 ▲전남 담양군·함평군·영광군·장성군 ▲전남 고흥군·보성군·장흥군·강진군 ▲경북 상주시·군위군·의성군·청송군 ▲경남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 ▲경남 산청군·함양군·거창군·합천군 등 8곳이다.
심지어 강원도에서는 자치구·시·군 5곳이 뭉쳐지는 사례도 2건 나타났다. 19대 총선에서는 4곳이 최대였다.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홍천·횡성)의 지역구 중에서 홍천은 같은당 한기호 의원(철원·화천·양구·인제)의 지역구로, 횡성은 같은당 염동열 의원(태백·영월·평창·정선)의 지역구로 각각 쪼개져 붙게 되면서다.
특히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 선거구의 면적은 6천634.3㎢로 서울(605.3㎢)보다 무려 11배 가까이 넓다.
더욱이 지방의 경우 도시에 비해 도로 여건도 열악하고 산골이 많아 유권자를 찾아다니는 데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인천의 경우도 유사한 문제가 생겼다. 현행 새누리당 안상수 의원 지역구(서구·강화군을) 가운데 가뜩이나 면적이 넓은 강화군이 같은당 박상은 의원(중구·동구·옹진군)의 지역구와 통합돼 4개 자치구·시·군으로 이뤄진 복합선거구가 탄생했다.
무려 면적이 723㎢에 달해 인천 전체의 69% 크기이며, 서울시보다도 훨씬 크다.
서울의 경우 20대 국회에서 49명의 의원들이 유권자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할 예정이지만, 면적이 서울보다 넓은 '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 지역구에는 오직 1명의 국회의원이 의정 활동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편, 20대 국회에서 유권자 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도의 속초시·고성군·양양군으로 지난해 10월말 현재 14만74명이다. 반대로 유권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27만8천982명의 전남 순천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유권자 최소,속초·고성·양양 14만74명” 최다 지역은 순천 27만9천명
입력 2016-02-28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