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로 극한직업됐다?" 수화통역의 진실

입력 2016-02-28 17:02 수정 2016-02-28 19:37
사진=국회방송 캡처
사진=국회방송 캡처
헌정사상 유례없는 필리버스터로 네티즌들이 관심을 갖게 된 직업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국회방송 우측 하단에 표시되는 수화 통역사분들입니다. 예산상의 문제로 수화통역이 힘들었지만 네티즌들이 ‘수화통역 릴레이 동참 호소’ 등에 나서며 통역이 가능하게 됐습니다.

네티즌들은 “필리버스터로 극한 직업이 됐다”며 “테러방지법을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벌이는 국회의원만큼 힘든 직업이 수화 통역사분들”이라고 호기심을 드러냈습니다. 실제로 국회는 당초 예산 문제로 필리버스터의 수화통역을 실시하지 않았습니다. 대테러방지법을 막아서기 위해 23일 저녁부터 시작된 필리버스터를 모두 다 수화통역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죠.

김용익의원님 필리버스터를 시작하면서 김의원님이 국회에 수화통역을 요청하셨습니다. 그런데 예산상의 문제로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게 되었지요.오늘 다시 이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김현철수화통역사와 논의를 하였습니다. 자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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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7일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필리버스터 수화통역 릴레이 동참 호소가 일어납니다. 2014년 기준 27만 명이 넘는 청각장애인들이 필리버스터를 들을 수 있도록 배려하자는 주장입니다. 이에 수화통역을 하겠다는 자원봉사자가 10여명을 넘어셨죠. 더불어민주당 김광진 의원이 나서 필리버스터 수화통역을 실시하는 국회의장의 승인과 국회방송 협조를 얻어냈습니다.

하지만 선의로 시작한 일이 잘못된 선례로 남을 수도 있습니다. 좋은 뜻에서 수화통역을 하겠다는 분들이 많았지만, 수화통역 역시 엄연한 노동입니다. 더불어민주당 김용익 의원은 “국회방송과 논의해 유급으로 수화통역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알렸습니다. 덕분에 청각장애인들이 필리버스터를 자유롭게 들을 수 있게 됐죠.



필리버스터의 첫 테이프를 끊은 김광진 의원은 “수고해주실 수화통역사분들께 감사드린다”며 김현철 수화통역사의 페이스북을 공유했습니다. 네티즌들과 국회의원들의 노력으로 27만명의 알 권리가 충족된 셈입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