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명예 살인 근절합시다” 온라인 캠페인 확산

입력 2016-02-28 15:05
사진=아바즈(AVAAZ) 홈페이지 캡처. 파키스탄의 명예 살인을 근절하자는 온라인 서명 운동에 28일 현재 118만 명이 넘는 네티즌이 동참했다.
사진=아바즈(AVAAZ) 홈페이지 캡처. 사진=아바즈(AVAAZ) 홈페이지 캡처. 파키스탄의 명예 살인을 근절하자는 온라인 서명 운동에 28일 현재 118만 명이 넘는 네티즌이 동참했다.
파키스탄의 ‘명예 살인’을 근절하자는 캠페인이 확산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120만 명을 목표로 하는 서명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명예 살인을 소재로 다룬 파키스탄 감독의 영화가 서명 운동을 알리는 데 한몫을 했다.

25일 국제 시민운동 단체 ‘아바즈’의 홈페이지에 올라온 ‘파키스탄 명예 살인 근절 캠페인’에 28일 현재 118만 명이 넘는 네티즌이 서명했다. 명예 살인을 소재로 한 샤미인 오베이드 치노이 감독의 영화 ‘A girl in the river’가 제88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의 후보작에 오르면서 온라인 서명은 탄력을 받았다.

명예 살인은 집안의 명예를 훼손시켰다고 판단됐을 때 남성 가족이 여성 가족 구성원을 죽이는 이슬람 국가의 관습을 일컫는다. 여성들의 인권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돼 왔다. 영화에서 다뤄진 2014년 파키스탄 여성 사바 막수드(21) 사례가 대표적이다.

사바는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을 선택했으나 가족의 반대가 심했다. 그는 아버지가 쏜 총알에 부상을 입고 자루에 담긴 채 강물에 버려졌으나 극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명예 살인을 인정하는 파키스탄의 관습 때문에 사바의 아버지는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다.

22일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이 영화를 본 뒤 명예 살인 개혁안 추진을 약속했다. 온라인 서명 운동의 목표는 파키스탄 정부에 명예 살인 개혁안 추진을 촉구해 해결하고 이 문제를 전 세계 네티즌과 공유하는 데 있다. 서명 운동은 29일 오전 10시 열릴 예정인 제88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전에 마감된다. 최종 서명 인원은 목표인 12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네티즌들은 개혁안이 실행되려면 현실적으로 넘어야할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 네티즌의 지지를 받는 서명 운동이 명예 살인 문제를 해결하는 발판이 되길 바라고 있다. 온라인에서 출발한 서명 운동이 파키스탄의 명예 살인 근절을 이끌어내는데 어떠한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