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내가 대통령이 되면 언론들이 곤란해질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언론에 대한 명예훼손 소송 요건을 간편하게 정비해 대규모 ‘맞불 소송’에 직면하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트럼프는 26일(현지시각) 텍사스 포트워스 선거 유세에서 “언론이 고의로 부정적이고 불쾌하고 잘못된 기사를 쓰면 우리는 언론을 고소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그들이 곤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유력 일간지를 직접 실명으로 언급하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그들은 보호받지 못할 것이다. 그들은 전에 겪어보지 못한 정도로 고소를 당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그동안 자신에 대한 언론 보도가 불공정하다는 불만을 자주 표출해왔다.
트럼프의 이러한 직설적인 발언들은 저학력·저소득 백인 유권자 그룹의 열광적인 지지를 끌어올리고 있다. 반면 이로 인해 노골적으로 적개심을 조장하고 사회의 ‘품격’을 낮춘다는 야유와 조롱도 끊이지 않고 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대통령 되면 언론들 각오해야 할 것" 트럼프의 '품격'
입력 2016-02-27 19:52 수정 2016-02-27 19: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