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의원은 27일 오전 4시41분에 17번째 필리버스터 주자로 나섰다. 그는 한 언론사의 기사를 인용해 “이라크 전쟁에서 사망한 숫자가 4만 명,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죽은 사람이 1만5000명인데 전쟁이나 테러가 일어나지 않는 우리나라에선 최근 5년간 7만5000명이 자살로 숨졌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이 “이라크 전쟁에서 사망한 숫자보다 2배가 많다”라고 부연하자 유의동 새누리당 의원은 의장에게 “상관없는 얘기를 하고 있다”며 발언 중단을 요구했다. 이에 맞서 정 의원은 “헌법을 말하고 있는데 모르면 가만있어라”고 맞섰고 유 의원도 지지 않고 “전반적으로 상관없는 얘기를 하고 있다”며 의장에게 제재해 줄것을 재차 요구했다.
정 의원도 “전혀 상관있는 얘기를 하고 있으니 듣기 싫으면 나가라. 참 불쌍한 분이다”라며 반박의 수위를 높였다. 토론을 이어간 정 의원은 “자살 숫자는 테러를 방지해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일보다 자살하는 대한민국 국민을 구하는 일이 더 시급한 것” 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테러방지법으로 전국을 소용돌이에 몰아넣을 것이 아니라 국민이 왜 자살하는 지 고민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테러방지법안과 한국의 자살률이 무관하다고 주장한 유 의원은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전혀 상관없는 얘기를 하는데 왜 제재하지 않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를 지켜보던 더불어민주당 진선미·진성준 의원은 “누구나 다 하는 얘긴데 왜 본인만 모르냐. 토론에 방해되니 나가거나 앉아라”라며 유 의원을 공격했다. 유 의원의 계속된 요구에 김영주 의장은 “지금 정청래 의원이 토론하고 있으니 들어달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중재했다.
정 의원은 “의제와 관계있다고 했으니 더 이상 얘기하지 말아라. 참 안 됐소. 그것도 모르고 질문하고…” 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내용이 담긴 영상은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많은 네티즌들은 “유의도 의원 역풍 맞았네” “정정래 의원도 비아냥거릴 필요는 없지 않나?” “장시간 발언에 지쳤을 때 여당이 쉬게 하네” “영상을 보니 초등학생들의 말싸움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날 정 의원은 11시간 39분간 동안 발언해 국내 필리버스터 중 최장기록인 은수미 의원 10시간 18분을 경신했다.
◆다음은 정청래 의원과 유의동 의원이 설전을 벌이는 영상-설전은 해당 영상에서 18분부터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