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니 인판티노, FIFA 신임 회장으로 선출

입력 2016-02-27 09:39

지아니 인판티노(46·스위스) 유럽축구연맹(UEFA) 사무총장이 ‘축구 대통령’에 당선됐다.

인판티노 사무총장은 26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의 할렌스타디온에서 치러진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선거에서 제 9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FIFA 회장 선거는 207개 회원국의 투표로 진행됐다. 기존 209개의 회원국에서 쿠웨이트와 인도네시아가 자격 박탈을 당하면서 207개국으로 좁혀졌다.

1차 투표에서 88표를 얻은 인판티노 회장은 투표에 참가한 회원국 3분의 2(138표)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2차 투표를 치렀고, 과반(104표)을 넘긴 115표를 얻어 FIFA 수장으로 뽑혔다.

셰이크 살만 빈 에브라힘 알 칼리파(51·바레인)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은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들의 지지를 받았지만 유럽과 북중미, 남미, 아프리카 일부 국가들의 표심을 얻은 인판티노 사무총장에게 무릎을 꿇었다.

스위스 출신인 인판티노 사무총장은 2009년부터 현재 직책을 맡아 오며 미셸 플라티니 UEFA 회장 곁에서 입지를 다진 인물이다. 플라티니 회장이 징계를 받아 선거에 나오지 못하자 대신 선거에 나선 그는 플라티니 회장처럼 상당히 인상적 공약을 내놨다. 특히 월드컵을 40개 팀이 참여하는 대회로 확대 개편함은 물론 각 협회에 주는 FIFA 지원금을 205만 달러(26억 원)에서 500만 달러(62억 원)으로 늘리겠다는 등의 제안을 했다.

인판티노 사무총장이 FIFA 수장에 오름에 따라 세계 축구의 권력은 유럽에 머물렀다. 그를 포함해 지금까지 FIFA 회장을 맡은 인물은 총 9명인데, 이중 8명이 유럽인이다. 7대 회장에 이르러 처음으로 비유럽인 FIFA 회장이 탄생했는데, 그는 브라질 출신의 후앙 아벨란제였다. 그는 1974년부터 1998년까지 24년간 FIFA 회장을 역임했다.

이날 선거로 제프 블라터 시대는 종말을 맞았다. 블라터 전 회장은 1975년부터 41년간 FIFA에 몸담았다. 기술위원·사무총장 등의 요직을 거친 그는 1998년 FIFA 회장직에 올랐다. FIFA는 블라터 체제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월드컵은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축제로 자리를 잡았으며, FIFA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함께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스포츠 단체로 우뚝 섰다. 그러나 그동안 FIFA는 비리로 얼룩졌다.

블러터 전 회장은 지난해 5월 블라터 전 회장은 5선을 확정하며 17년간 이어진 장기 집권 체제를 공고히 하는 듯했다. 하지만 미국 법무부는 FIFA의 전·현직 간부들을 탈세·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하며 칼끝을 블라터 전 회장에게 겨눴다. 그는 결국 당선 나흘 만에 비리 스캔들로 사퇴를 선언했다. 지난해 12월엔 FIFA 윤리위원회로부터 자격 정지 8년이라는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여전히 세계 축구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인판티노 신임 회장이 블라터의 그늘에서 벗어나 FIFA를 구원할 수 있을지 세계 축구인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