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공천탈락자는 현대판 제물...대의 위한 행보 기대”

입력 2016-02-26 20:02

더불어민주당 전 혁신위원인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6일 당의 '현역 20% 컷오프' 시행과 관련, "평가위원회는 당헌·당규의 요청에 따라 개인과 계파의 일체 고려 없이 평가를 했을 뿐"이라며 "(제도가) 비난 받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제도를 처음 시행하게 되면 필연적으로는 부수적인 피해가 생긴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교수는 김상곤 위원장이 이끄는 혁신위원회에서 활동, 소속 의원들의 활동을 평가위에서 평가하고, 20%를 공천 신청에서 원천 배제하는 이른바 '현역 20% 컷오프' 제도의 설계를 주도했다.

조 교수는 대구 출마를 준비하던 홍의락 의원이 컷오프 통보 뒤 탈당하는 등 당내 반발이 있는 것과 관련, "(이 제도는) 애초에 어떤 사람이 험지에 있는지 없는지를 고려하지 않도록 만들었다"며 "(제도의) 설계가 잘못된 것이 아니다. 만장일치로 당헌·당규로 통과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단계에선 현재 김종인 체제의 비상대책위원회, 공천관리위원회가 자신의 책임 하에 어떻게 할지 정무적인 판단을 해야 하는 것"이라며 "공을 과거로 돌리거나 왔다갔다 할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시시대에는 전쟁을 앞두고 제물을 바쳤다"며 "현재 진행되는 공천탈락자는 현대판 제물"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과거 정당의 공천 역사를 보면 이런 일은 처음 있는 것은 아니다"며 "탈락자 분들이 마음의 격통을 부여잡고 대의를 위한 행보에 나서실 것을 기대할 뿐이다. 대표를 위시한 지도부도 이 분들을 진심으로 위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 교수는 지역구인 광주 북구갑이 전략 공천지로 결정되면서 사실상 공천에서 배제된 강기정 의원에 대해 "대학 학번으로 같은 82학번이 같은 세대 사람으로 지켜보고 있다"며 "용맹한 사내라는 느낌을 주는 의원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탈당하지 않고 당을 지키고, 20% 컷오프를 통과했으나 자신의 지역구가 전략공천 지역으로 발표된 날 필리버스터에 나섰다"며 "마음이 짠하다. 이번 아픔을 딛고 계속 용사의 길을 걷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