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군기지 준공식 "해양주권 수호하는 항만 될 것"

입력 2016-02-26 17:15
제주 서귀포시 민군복합항(해군 제주기지) 준공식이 26일 오후 2시 황교안 국무총리와 한민구 국방부 장관, 정호섭 해군참모총장, 원희룡 제주지사, 역대 해군참모총장·해병대사령관, 해군·해병대 장병, 강정마을 주민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행사는 해군 구축함인 왕건함의 예포 19발 발사, 개식사, 국민의례, 경과보고, 원 지사의 환영사, 박근혜 대통령 축전 낭독, 황 총리의 축사 순으로 진행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축전을 보내 “1993년 사업이 결정된 이후 23년 만에 맺은 값진 결실”이라며 “민군복합항은 대한민국 해양안보와 해양주권 수호의 중심기지로 막중한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축사를 통해 “제주 민군복합항은 한반도 해역 중앙에 위치해 바다를 지키고 해양주권을 수호하는 항만이 될 것”이라며 “북한의 무모한 도발행위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우리 해군은 이곳에서 북한의 해상위협에 강력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황 총리는 “제주 민군복합항을 미국의 하와이나 호주의 시드니와 같은 세계적인 민군복합항으로 발전시키겠다”며 “이 항만은 우리 경제의 생명선과 같은 남방해역의 해상 교통로를 지킴으로써 해양 권익과 해양 자원을 보호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환영사를 통해 “2017년 7월이면 15만t급 크루즈 2대가 동시 접안해 관광객을 끊임없이 출입시키는 관광미항으로서의 운영을 시작한다”며 “강정마을 주민들의 아픔을 달래고, 공동체 회복과 민군 화합을 위해 해군과 정부에서도 지원해 달라”고 말했다.

준공식이 열리는 동안 해군 제주기지 부두에는 해군의 7600t급 이지스구축함인 서애류성룡함, 4400t급 구축함인 왕건함, 문무대왕함, 1만4500t급 대형수송함인 독도함, 잠수함인 안중근함이 정박 도열해 대한민국의 해군력을 과시했다.

P-3 해상초계기, 링스 해상작전헬기, UH-60 기동헬기를 포함한 해군 항공기 7대는 상공에서 축하 비행을 했다,

황 총리는 준공식 후 제주 민군복합항에 정박돼 있는 ‘서애류성룡함'에 승선해 해군의 안보태세를 점검하고 장병들을 격려했다.

한편 강정마을회는 준공식이 시작되기 1시간여 전, 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종교·시민사회단체 관계자 100여명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강정마을을 ‘생명평화문화마을'로 선포, 평화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강정은 생명과 평화의 문화가 넘실거리는 마을로 살아갈 것이며 생명과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인류의 고향으로 자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준공식 전에는 해군기지 반대 주민 등이 황 총리 일행이 탄 차량의 진입을 막으려고 정문 입구에서 대기하면서 한때 긴장이 고조됐지만 총리가 탄 차량이 정문 대신 공사장 입구로 들어가 행사에 참여하면서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