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 소득 증가율 2009년 이후 최저, 자영업자 등 사업소득은 아예 마이너스(-)

입력 2016-02-26 12:50 수정 2016-02-26 14:49
지난해 가계 소득이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이후 가장 조금 늘었다. 자영업 경기 위축으로 폐업 등이 속출한 탓에 사업소득 증가율은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소득이 늘지 않으니 씀씀이가 줄어 가계 소비성향은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가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37만3000원으로 2014년보다 1.6% 증가했다. 늘긴 했지만 증가폭은 크게 줄었다. 2008년만 해도 6.0%에 달했던 가계소득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은 이후인 2009년 1.2%로 급락했다. 2010~2012년 이내 5~6%대로 올라섰던 가계소득 증가율은 2013~2014년 2~3%대로 뒷걸음질 친 데 이어 지난해 다시 1% 대로 추락한 것이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 소득 증가율은 0.9%에 그쳤다. 자영업 경기가 위축된 영향이 가장 크다. 지난해 월급쟁이들의 근로소득은 1.6% 증가했지만 자영업자들의 연간 사업소득 증가율은 -1.6%로 오히려 줄었다. 같은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래 첫 마이너스다.

소득증가율 둔화에 소비 심리는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56만3000원으로 0.5% 느는데 그쳤다. 역대 가장 낮은 증가폭이다. 실질 소비지출은 0.2% 줄어들었다.

기획재정부는 유가하락으로 교통비가 크게 줄어들었고, 교육·통신비가 줄어든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가계 지출은 주로 주거·식료품비처럼 불가피한 부분에서만 선별적으로 늘었다. 월세가구 비중이 늘며 실제 주거비가 1년 새 20.8%나 늘어났고, 식료품과 음료(주류 제외) 지출도 0.8% 늘었다. 담배가격 상승 영향으로 주류·담배 지출이 18.8% 나 늘어났다. 이 외에 의류·신발 지출, 통ㅇ신비 지출, 교육비 지출 등은 모두 감소했다.

자연스레 소비성향도 낮아졌다. 지난해 연간 소비성향은 71.9%로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71.9%라는 것은 월 100만원을 벌 때(가처분소득 기준) 71만9000원만 썼다는 의미다. 가계소비성향은 경기 침체와 고령화, 가계부채 증가 등의 영향으로 2011년부터 연속 하락 추세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