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의사들이 군의관으로 몰려가는 이유는?”

입력 2016-02-26 08:18

최근 경제사정이 어려워 북한의 의사들도 의식주가 보장되는 군병원 내 군의관으로 가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고 북한전문매체인 뉴포커스가 26일 보도했다. 특히 보위성 병원은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병원에서는 해외에 파견직 의사들을 보내고 달러를 벌어들인다.

돈 잘 버는 의사들은 대개 보위성 병원에 근무한다. 북한 의사들 사이에서는 '보위성 병원에서 몇 년만 고생하면 한밑천 마련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북한 의사들은 중앙급 종합병원에 가지 못할 바에 그나마 돈 벌이가 가능한 일반 군부대가 낫다고 생각한다.

북한에서 의사 경력이 있던 탈북민은 "평양의학대학과 각 도에 있는 의학대학들에서 배출되는 의료인들이 선호하는 병원이 중앙급 종합병원이다. 이 곳에 배치되는 것은 의학대학에 입학하는 것 못지 않게 경쟁이 치열하다. 종합병원은 권력경쟁의 한 부분이다. 일단은 대우가 좋고 승진에도 좋은 작용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지방 병원은 시설도 좋지 않고, 병원 운영도 쉽지 않다. 약도 거의 준비가 안되어 있고, UN 구호품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마저도 의사들이 장마당에 내다 팔면서 생계를 유지한다. 일반 지방 병원은 의사임에도 장사를 따로 해야하는 처지에 몰려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북한 의사들은 군의관에 지원한다.

인민군 출신 탈북민은 "군의관들은 군대 내에서 상당히 대우가 좋다. 의식주가 안정적으로 보장된다. 더불어 일반 주민들에 비해 군인들이 영양상태가 좋다보니 전염병의 확률도 낮고, 비교적 약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선군정치의 장점이라면 장점이다"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그는 "군의관 자체가 군부대 내 유일한 의사다. 이들에게 치료받기 위해서 군인들은 민가에서 약탈한 물품을 치료비로 내기도 한다. 때문에 부대 내에서는 먹고 살 걱정을 하지 않는 사람이 군의관이다"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탈북민은 "외과적 수술을 병행해야 하는 부대 밖 의사와는 달리 군의관은 기껏해야 동상과 피부병 정도만 치료하면 된다. 크게 부담이 없는 셈이다. 이 마저도 부대 내에서 별다른 해결책이 없기 때문에 붕대를 감아주는 선에서 그친다. 군부대 중 가장 편한 보직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군정치를 하는 북한에서는 지방병원보다 오히려 군부대 내 UN 구호약품이 더 많이 있어서, 일반인들은 군의관에게 치료해야 낫는다고 말하기도 한다. 지방에서는 군의관의 입김이 쎈 편"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의과 학생들이 군의관을 지원하려는 이유는 결국 돈벌이다. 북한의 실패한 체제가 의사를 장사꾼으로 만들고 있다. 그 중심에 군의관이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