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눈물의 필리버스터...공천배제에도 단상 지켰다

입력 2016-02-26 07:50

더불어민주당 강기정 의원이 눈물의 필리버스터를 진행했다. 더민주의 전략공천 방침으로 4·13 총선에서 사실상 공천 배제된 가운데서도 9번째로 전사로 나와 꿋꿋이 연설을 이어갔다.

강 의원은 25일 오후 8시 55분 본회의장 연단에 올라 한숨 섞인 말로 시작해 감정이 북받치는 듯 눈물을 보였다.

3선인 강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국회선진화법이 개정되기 전 본회의장에서 몸싸움을 자주 했다며 “그때는 필리버스터 같은 수단이 없으니까 점잖게 싸울 수가 없었다. 지금 돌이켜보니 19대 국회는 그런 싸움도 없고 참으로 행복한 국회였다”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어 “이렇게 자유롭게 토론할 기회가 있었더라면 국민으로부터 폭력의원이라고 낙인 찍히지 않았을텐데. 그렇지 않았다면 저희 이번 4선 도전은 또 다른 의미를 가졌을 텐데”라고 말하며 한숨 쉬었다.

강 의원은 “테러방지법으로 까딱하면 안기부와 중앙정보부가 무소불위 권력으로 국민을 공포에 떨게 했던 공포시대가 올 수 있다. 그걸 막는 것은 우리에게 내려진 국민의 명령”이라고 호소했다.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이렇게 뒷모습을 보니까 참 외로워 보이고 고독해 보인다”면서 “용기 잃지 마시고 더 열심히 해서 국민으로부터 더 큰 인정을 받고 무엇보다 스스로 양심에 만족할 수 있는 의정 활동 하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표도 트위터를 통해 “공천배제라는 말이 당에서 나오고 있는데도 당을 위해 있는 힘을 다하고 있다”고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강 의원이 필리버스터를 하는 가운데 본회의장에는 전날 더민주 공천배제 대상에 오른 문희상, 유인태, 김현 의원이 자리를 지켰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