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딛고 ‘최고 신인’… 류준열, 1분간 9번 감사의 의미

입력 2016-02-26 00:44 수정 2016-02-26 00:53
사진=유튜브 '19860925 Ryuduck' 영상 캡처

예기치 않은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류준열(30)이 최고의 남자 신인배우로 꼽혔다.

류준열은 25일 서울 광진구 능동 유니버셜 아트센터에서 열린 2016 맥스무비 최고의 영화상 시상식에서 최고의 남자 신인배우상을 수상했다. 첫 상업영화 ‘소셜포비아’(2015)에서 선보인 연기력이 인정을 받았다.

이날 시상식은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류준열이 데뷔 이후 처음 수상의 영광을 누린 자리였다. 그럼에도 무대 위에 오르는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았을 테다. 최근 극우성향 사이트 일간 베스트(일베) 논란에 시달린 이후 처음 나선 공식석상이었다.

류준열은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무대에 올랐다. 수상소감에 앞서 잠시 머뭇거리던 그는 “고맙습니다. 굉장히 영광스러운 자리라고 생각합니다”라며 어렵사리 입을 뗐다. 울컥한 듯 눈가가 촉촉해지기도 했다.

류준열이 소감을 말할 때 객석에서는 “잘생겼다” “양게(소셜포비아에서의 류준열 극중 이름)야 사랑해” 등 외침이 들렸다. 팬들의 목소리에 류준열은 씨익 웃음을 지었다. 내내 굳어있던 그의 표정은 이때마다 잠깐씩 풀렸다.

류준열은 “요즘 제가 많이 느끼고 있는 거 하나가, 제 스스로 굉장히 단단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단단해지고 있다고 느낀 데에는 정말 감사해야할 일들이 많았다”고 얘기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감사 퍼레이드가 시작됐다. 그는 “제 주변에 정말 감사해야할 분들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며 “감사드려야할 분들이 많다는 것 자체가 또 감사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굉장히 많은 감사한 분들이 뽑아주셔서 (제가) 이 자리에 서있는 것 같아서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소셜포비아를 만들 때 함께해준 동료들에게 고맙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얼핏 어색하게 들리는 문장이지만 어쨌든 매우 감사하다는 의미로 읽힌다.

류준열은 “마지막으로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며 소감을 마쳤다. 고맙다는 말과 감사하다는 말을 합쳐 모두 9차례나 했다. 투박하고 서투르지만 그래서 더 진심이 느껴졌다.

소셜포비아로 얼굴을 알린 류준열은 tvN ‘응답하라 1988’(응팔) 이후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편으로는 혹독한 스타 신고식을 치르는 중이기도 하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류준열이 일베 회원’이라는 루머가 퍼졌으나 소속사가 적극 나서서 해명했다. 류준열 본인도 직접 입장을 밝혔다. “절대 일베 회원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폭풍 같은 상황이 이어졌지만 동료와 팬들의 응원으로 힘을 얻었다. 변요한, 이동휘 등 절친한 ‘byh48’ 멤버들이 진심어린 응원을 보냈다. 소셜포비아의 홍석재 감독과 프로듀서까지 나서서 대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소감 이후 가진 인터뷰에서 류준열은 ‘10년 뒤 어떤 배우가 돼있을 것 같느냐’는 질문에 “위안이 되고 위로가 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답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