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 현대캐피탈 7년만의 우승

입력 2016-02-25 22:25
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7년 만에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다.

최태웅 감독이 이끄는 현대캐피탈은 25일 경기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프로배구 OK저축은행과의 6라운드 경기에서 3대 0(25-20 25-16 25-22)으로 완승을 거뒀다. 26승8패 승점 75를 기록한 현대캐피탈은 2위 OK저축은행(22승22패 승점 68)과의 승점차를 7점차로 벌이며 남은 경기에 관계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2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이 모두 패하고 OK저축은행이 2승으로 최대 6점을 추가하더라도 74점이 돼 현대캐피탈이 승점에서 앞서게 된다.

2008-2009시즌 이후 무려 7년 만에 정상에 선 현대캐피탈은 통산 4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맛봤다. 지난 시즌 프로배구 정규리그 5위로 처지며 2005년 프로배구 출범 후 처음으로 ‘봄배구’에 초대되지 못했던 현대캐피탈은 이번 우승으로 배구명가 재현에 성공했다. 만 40세의 최태웅 감독은 사령탑 데뷔 첫해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아울러 파죽의 16연승을 달린 현대캐피탈은 구단 최다 연승 신기록(종전 2005-2006시즌 15승)을 수립하기도 했다. 현대캐피탈이 남은 경기를 모두 이길 경우 삼성화재가 세운 프로배구 최다 연승인 17연승(2006년 2월 2일~12월 31일)을 돌파하게 된다.

‘미리 보는 챔피언결정전’으로 관심을 모은 이날 경기는 현대캐피탈의 막강 화력을 확인한 채 싱겁게 끝났다. 현대캐피탈은 강점인 블로킹에서 9대 5로 상대에 우위를 보였고, 오레올(19점) 문성민(10점)을 앞세운 공격성공률에서도 57.38% 대 47.44%로 크게 앞섰다.

1세트를 따낸 현대캐피탈은 박주형의 2연속 서브득점이 이어지면서 12-5로 달아나 손쉽게 2세트도 가져갔다. 3세트에서 홈에서 자존심을 지키려는 OK저축은행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송명근의 퀵오픈과 곽명우의 블로킹으로 19-19 동점을 만든 OK저축은행은 22-23까지 따라붙었다. 하지만 OK저축은행의 추격은 거기까지였다. 현대캐피탈은 신영석의 속공으로 매치포인트를 만들고, 박주형이 상대 진영으로 가볍게 넘긴 볼이 코너에 떨어지면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3세트에서 3번째 백어택을 성공시킨 문성민은 역대 7호 800백어택 대기록을 달성했다.

반면 OK저축은행은 공격의 핵 시몬이 단 12점 득점, 공격성공률 45.83%로 부진했다. 범실도 상대(12개)의 배가 넘는 26개를 범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OK저축은행으로서는 주전 이민규를 비롯해 수비형 레프트 송희채, 주전 센터 김규민이 부상으로 빠진 게 결정타였다.

이번 승리로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OK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4승2패로 우위를 보이며 챔피언결정전 전망을 밝게 했다. 현대캐피탈이 거둔 4승은 모두 3대 0 승리였다.

최 감독은 “이제는 선수들이 정말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고 생각한다”며 “처음 스피드배구를 한다고 했을 때 우려가 많았는데, 우리 선수들이 결과로 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